13일 스크린야구장 프랜차이즈 스트라이크존에 따르면 최근 선착순으로 모집한 20명의 예비창업자들 중 53%가 직장인이었다. 연령대는 40~50대로, 기존에 하던 일을 계속하면서 투잡으로 프랜차이즈 창업을 타진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올해 첫 창업박람회 분위기도 달라졌다. 지난 5일부터 3일간 SETEC에서 열린 43회 프랜차이즈 박람회에선 직장인들이 눈에 띄었다.
독서실 프랜차이즈 아카데미라운지에서 상담을 받은 정모 씨(48)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그는 "은행에 다니고 있는데 퇴직을 대비해 직장과 병행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있다"며 "아내와 상담을 한 뒤 본사를 방문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섭 아카데미라운지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독서실 프랜차이즈에 관심을 두는 예비창업자들이 많은 편"이라며 "공무원이나 금융권에 있는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창업 문의가 많다"고 밝혔다.
코인노래방 락스타는 처음으로 창업 박람회에 참가했다. 최근 가맹점 개설을 문의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유호민 라이온에프지 차장은 "창업박람회에 찾아온 이들은 대부분이 직장인"이라며 "무인시스템으로 이뤄져 운영에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들 프랜차이즈에 직장인들이 몰리는 이유는 가맹점주들의 손이 덜 가기 때문이다. 코인노래방 락스타는 이용자가 직접 기계에 동전을 넣어 이용하는 시스템으로 별도 관리 인력이 필요치 않다고 했다. 동전교환기나 간단한 청소를 할 인력을 갖추면 돼 직장인 창업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학생들 대부분이 매달 정액제로 이용하는 독서실도 청소 인력만 갖추면 된다.
김영섭 대표는 "1일 사용권을 끊는 학생들은 하루에 3~4명 정도"라며 "아르바이트생에게 매장을 맡기고, 직장인 점주는 퇴근 때 매장 청소 등 운영을 체크하는 방법도 있다"고 밝혔다. 아카데미라운지는 현재 전체 가맹점주 중 6~70%가 투잡형태로 독서실을 운영하고 있다.
울산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운영 중인 홍모 씨는 "투잡 형태로 할 수 있는 업종을 찾던 중 실내스포츠가 유행하면서 창업에 나섰다"며 "실내스포츠 형태로 매장관리가 쉬운 편이라 아르바이트생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무인형태로 운영되는 코인 빨래방, 인형뽑기도 투잡 형태로 운영 가능한 프랜차이즈로 꼽힌다.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열린 창업 박람회에 참석한 예비창업자들 중 회사원이 56%로 가장 많았다. 연령대로는 40대(31%), 50대 이상(26%)가 절반을 차지했다.
장재남 한국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 원장은 "예비창업자들 연령대가 40~50대로 높아지고 회사원도 많아지고 있다"며 "이는 불황이라는 사회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실업자는 101만2000명이었다. 100만명을 돌파한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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