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수립엔 꼼꼼한 경영자들 전략 실행하는 조직변화는 소홀
구조·프로세스·사람·문화, 조직관리의 4대 요소 고려해 변화의 당위성 공유시켜야
전략과 조직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전략을 세운다는 것은 조직을 변화시켜 나간다는 것을 포함하는 의미다.
최근의 급격한 사업 환경 변화는 조직 변화관리의 중요성을 더 부각시키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혁신적인 발전으로 야기되는 현상들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소프트웨어가 경쟁력의 핵심이 돼가고 있다. 또 제품 자체보다는 그 제품을 활용한 서비스의 내용에 의해서 승자와 패자가 구분되고 있다.
변화관리의 첫 번째 원칙은 ‘틀을 가지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조직은 매우 복잡한 존재다.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조직을 달리 정의할 수 있는데, 이런 조직의 다면적인 내용을 몇 가지 분석적인 틀을 가지고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직을 구조, 프로세스, 사람, 그리고 문화의 네 가지 구성요소로 이해할 수 있다.
조직 구조만의 변화는 효과 크지 않다
‘조직이 변화됐다’고 하려면 위에서 말한 조직의 구성요소가 모두 변화돼 있어야 한다. 그런데 많은 기업에서 조직 변화는 조직 구성요소의 일부에 대한 변화 시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경우가 조직구조 변화다.
기존 조직구조를 뒤로 하고, 새로운 부서를 만들고 일부 부서를 없애기도 하면서 회사 전체의 구조적인 관계를 새롭게 정하는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은 많은 구조적 변화 노력이 그다지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겉으로 모양은 바꿨지만 업무가 이뤄지는 프로세스는 기존 방식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구성원의 생각과 행동은 더 더디게 바뀌며, 조직문화의 변화는 요원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변화관리의 두 번째 원칙은 위에서 설명한 조직의 구성요소 중에서 어디부터 변화를 시도해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갈 것인가에 대한 접근방법을 결정하는 것이다. 막연하게 동시다발적으로 전반적인 조직 변화를 시도하면 자칫 조직에 커다란 혼란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사람·프로세스 우선시한 GE의 변화
구글이 작년에 시도한 조직 변화는 전형적으로 구조적인 측면의 변화관리 접근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급변하는 디지털 사업 환경에서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구글은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다각화를 했다. 회사를 알파벳이라는 지주회사와 바이오, 홈 정보기술(IT), 스마트시티 등의 구체적인 사업을 하는 여러 자회사로 개편해 조직 변화를 시도해 나가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최근 변화관리는 상대적으로 프로세스와 사람을 우선시하면서 조직 변화를 시도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130년이 넘는 오랜 전통을 지닌 GE는 전형적인 20세기 산업사회의 성공모델이다.
이들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하드웨어, 제품 중심적인 사고에 젖어 있는 제조업 조직문화를 21세기 사업 환경에 맞게 바꿀 것인가이다. 기존 구성원의 자존심을 살려가면서 왜 소프트웨어가 회사의 미래가 돼야 하는가를 설명하고 동참을 유도해 나갔다. ‘산업인터넷’이 미래 주력사업이라고 선언한 GE의 변신은 매우 놀라운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GE는 2020년까지 세계 10대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과거 유산 없어야 더 과감한 변화관리 가능
신생회사는 이른바 과거의 ‘레거시(유산)’가 없어서 더 과감한 변화관리가 가능하다. 넷플릭스의 변화관리는 흥미롭게도 조직의 가치관을 강조하면서 조직문화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마치 프로구단과 같은 성과지향적인 문화를 내세우면서 ‘Context, not control(우리는 통제하지 않고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한다)’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에는 회사 경비를 사용하는 지침이나 내규가 없다.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지출하라는 단순한 원칙만 있을 뿐이다.
끝으로, 변화관리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조직구조, 프로세스, 사람, 그리고 조직문화 어느 것을 건드리든 기본적으로 조직 구성원이 변화를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소해 보이지만 세세한 과정상의 절차가 공정하게 이뤄져야 하고, 변화의 당위성을 명쾌하게 공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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