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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미국 블랙스톤이 토종 PEF 보고펀드와 손잡고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메자닌 대출펀드 투자자를 국내에서 모으고 있다. 최근 미국 부동산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발빠르게 준비한 대체투자 상품으로 평가된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방행정공제회는 최근 예비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블랙스톤 선순위 메자닌 대출 펀드'에 5000만달러를 넣기로 한 안건을 통과시켰다. 행정공제회는 이달 중 최종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쳐 투자 여부와 금액을 확정할 예정이다.
블랙스톤은 올해 상반기 중 6억달러 규모로 1차 펀드 모집을 마친다는 계획으로 총 10억달러짜리 펀드를 만들 조성하기로 했다. 1차 모집의 앵커투자가로 미국 뉴욕주 교사퇴직연(NYSTRS)이 2억달러를 넣기로 한 가운데, 미국계 보험사 미라스(MIRAS)도 4000만달러 가량의 투자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펀드는 부동산을 담보로 한 시니어(선순위) 메자닌 대출채권에 투자한다. 연 5~7%대의 수익을 돌려준다고 기관투자가들에게 선전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 등 전세계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의 메자닌 대출채권을 매입하되, 주로 북미 지역이 타깃이다. 작년 행정공제회와 사학연금 등 국내 기관이 투자한 ‘블랙스톤 부동산 주니어(후순위) 메자닌 펀드’보다 안정성이 높다. 당시에는 밸류에드(건물 리모델링 등으로 가치를 높이는 중위험 중순위 투자)성 자산에 투자, 연 8~10%의 수익률을 목표로 했다. 두 펀드 모두 보고펀드가 펀드 판매대행(플레이스먼트에이전시)을 맡았다.
블랙스톤은 미국 금리 인상을 반영해 작년 연말 펀드 조성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12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부동산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작년 여름 연 1%초반대에서 최근 연 1.9%대까지 올랐다. 부동산 거래에서 금리가 오르면 단기적으로 후순위 투자자의 수익률은 떨어지지만 순위가 높은 대출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이 펀드에 약정을 검토 중인 한 공제회 관계자는 “당분간 안정성을 강화하면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선순위 대출과 메자닌성 투자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블랙스톤은 지난 펀드와는 달리 이번 펀드에서는 성과보수를 받지 않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훈/이동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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