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미현 기자 ] 희귀질환 신약 개발에 나선 국내 제약사들이 임상 환자 모집에 잇따라 실패하고 있다.
한독은 ‘크리오피린 관련 주기적 증후군(CAPS)’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바이오 의약품 ‘HL2351’의 임상 2상 시험을 중지했다고 15일 밝혔다. 발열 등을 일으키는 CAPS는 세계적으로 인구 100만명당 1명꼴로 환자가 나타나는 희귀질환이다. 국내에는 환자 10여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독은 국내에서 2019년까지 환자 8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임상 시작 2년 만에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한독 관계자는 “환자 모집이 어려워 임상시험을 조기 종료했다”며 “CAPS를 제외한 다른 질병에 대한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사들이 경쟁적으로 희귀질환 신약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임상 환자 모집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해 10월 희귀질환인 혈우병 치료 신약 ‘그린진에프’의 임상 3상을 중단했다. 신규 환자 모집이 어려워서였다.
세계 희귀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3년 900억달러에서 2020년 1760억달러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0.5%로 전체 의약품 성장률(5.2%)보다 높다. 녹십자(헌터증후군 치료제) 부광약품(파킨슨병 치료제) 메디포스트(미숙아 폐질환 치료제) 등이 희귀 의약품 개발에 잇따라 뛰어든 배경이다. 한미약품도 지속형 치료제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희귀질환 치료제 후보 물질 1개를 발굴해 연구 중이다.
국내에서 희귀질환은 환자 수가 2만명 이하인 질병을 말한다. 이 때문에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를 모집하기가 쉽지 않다. 세계 각국 정부가 임상 3상까지 해야 하는 대부분의 의약품과 달리 희귀질환 의약품에는 2상만 해도 판매허가를 내주는 이유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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