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채용 축소 겹친 탓"
[ 황정수 기자 ] 지난해 실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 중 실업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실업자 비율이 1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수는 13만3000명으로 전체 실업자(101만2000명) 중 13.1%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2002년(13.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들의 평균 구직기간은 7.9개월이었다.
장기실업자 가운데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인 실업자는 12만4000명으로 전체 실업자 중 12.3%를 차지했다. 이들은 평균 7.4개월간 구직활동을 했다. 구직기간이 1년 이상인 실업자는 전체의 0.9%인 900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평균 14.2개월간 일을 하지 못했다. 실업급여를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기간이 6개월임을 감안하면 이들은 수입이 끊긴 상태에서 구직활동을 계속한 셈이다.
장기실업자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대대적으로 이뤄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기업 채용 규모 축소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실업자가 늘어나 한정된 일자리를 두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장기간 일자리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작년 하반기 제조업 경기가 좋지 않아 채용 수요도 줄어들면서 20~30대 중 6개월 이상 직업을 구하지 못한 이들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체 실업자 중 대졸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5.1%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졸 실업자의 절반 이상인 51.8%는 20대였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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