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규 기자 ]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매각 본입찰에서 최고가인 약 1조원을 제시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예정이다.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이 가격을 수용하면 더블스타에 우선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 운영위원회의를 열어 지난 12일 금호타이어 채권단 지분(42.01%) 매각 본입찰에 참가한 중국 기업 세 곳 가운데 더블스타를 우선협상자로 내정했다. 채권단은 이번주 전체회의를 열어 더블스타를 우선협상자로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채권단이 더블스타를 우선협상자로 뽑은 것은 가장 높은 가격인 약 1조원을 제시한 데다 비가격 요소에서도 별다른 하자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더블스타는 글로벌 30위권 타이어회사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해 10위권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우선협상자로 약 1조원 규모의 인수가를 제시한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사실상 선정되면서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권단은 2010년 금호타이어에 대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하면서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했다. 금호타이어가 정상화되면 박 회장이 가장 먼저 되찾을 수 있는 권리를 준 것이다.
박 회장은 더블스타가 제시한 1조원을 채권단에 내면 금호타이어를 되찾을 수 있다. 박 회장 측은 금호타이어를 반드시 되찾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우선매수권은 박 회장 개인에게 부여된 것으로 계열사 등을 동원해 자금을 마련할 수는 없다는 게 문제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운 뒤 자금을 모집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채권단은 2월 중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을 행사할지를 타진할 예정이다. 박 회장이 한 달 안에 우선매수권 행사 통지와 함께 자금조달 증빙을 제출하고 채권단 승인을 받으면 금호타이어를 되찾고 7년 만에 그룹 재건이라는 숙원도 풀게 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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