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샌드위치' 롯데의 속앓이

입력 2017-01-16 18:24  

중국 보복 우려에 부지제공 '멈칫'
국방부, 이달내 부지확보 '차질'



[ 정태웅 / 정인설 기자 ]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일정이 중국의 압박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사드 부지인 경북 성주 롯데스카이힐골프장을 소유한 롯데 측이 의사 결정을 미루고 있어서다.

국방부와 롯데는 성주골프장과 경기 남양주에 있는 군용지를 교환하기로 합의하고 두 땅의 가치를 산정하는 감정평가 작업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롯데 측은 감정평가액과 교환 계약에 대해 승인하는 이사회 개최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은 17일 국회와 언론에 감정평가액을 공개하자는 국방부 제안도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측은 중국이 한국 관광과 화장품 등에 대한 보복성 규제에 나섬에 따라 사드 부지를 제공할 경우 중국 사업이 큰 타격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해 11월29일부터 현지에 진출한 모든 롯데 계열사 사업장에 대해 이례적인 세무조사와 소방 및 위생점검, 안전점검 등을 했다.

국방부는 이달 안에 롯데 측과 교환계약을 체결해 사드 부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되자, 한민구 장관까지 나서 롯데 측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16일 “중국의 보복 조치가 가시화되면서 롯데도 고민이 없을 수 없겠지만 이미 결정된 사안인 만큼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결정을 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 중인 사안과 관련된 기업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롯데는 정부 방침에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라며 “양국의 중요한 현안인 만큼 정부가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접촉설에 대해선 “현재까지 국방부로부터 공식적인 면담 요청이 들어온 것은 없다”고 했다.

정태웅/정인설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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