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이 강동주라는 옷을 입은 듯이 그 자체가 되어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였다.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유연석은 수석 타이틀을 한 번도 놓친 적 없는 수재이자 외과의사인 강동주 역을 맡았다. 그는 깔끔한 외모에 하얀 의사 가운을 걸치고 차가운 표정과 강단 있는 말투, 그윽하면서도 아픔이 서려 있는 눈빛으로 강동주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그런 동주는 이 시대 청춘들의 자화상을 그리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끝없는 선택의 기로에 서서 고뇌하는 동주는 의사로서의 신념과 성공해야 한다는 목표 사이에서 괴로워한다. 때로는 세상을 향한 외침을, 때로는 혼자 흐느껴 우는 괴로움을 시청자들과 함께하며 20회 내내 큰 울림과 감동을 주었다.
유연석이 펼쳐내는 '케미' 역시 일품이었다. 서현진(윤서정 분)과의 뜨거운 로맨스에서는 전매특허 '멜로 눈빛'으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고, 한석규(김사부 분)와 대립하면서 진짜 의사로 성장하며 '닥터 브로맨스'를 빛냈다. 이처럼 유연석은 등장하는 배우들과 환상의 호흡으로 극 속에서 아름다운 합을 만들어냈다.
유연석은 그렇게 매 장면에서 그 동안 쌓아왔던 연기내공의 포텐을 터트렸다. 수술 신에서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으로 조여 오면서도, 로맨스 장면에서는 금세 브라운관을 핑크빛으로 만들어버리는 마법을 쏟아낸 것.
눈빛과 표정, 목소리의 떨림, 굵은 눈물까지 어느 것 하나 강동주가 아닌 것이 없었다. 그는 '유연석=강동주'라는 공식을 만들어내며 극의 몰입도를 최강으로 끌어올렸다.
유연석은 극의 중심을 묵직하게 지키며 브라운관을 빈틈없이 채웠다. 그동안 스크린과 브라운관, 무대 위에서 장르 불문, 캐릭터 불문 행보를 화려하게 보였던 유연석은 '낭만닥터 김사부'를 만나 연기 스펙트럼을 더욱 깊게 넓히며 진짜 배우로 성장했다.
한경닷컴 스포츠연예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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