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연일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혼란이 가중되서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일시적 조정이 예상되는 1분기가 투자 적기라는 분석이다.
17일 오후 2시17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7원 내린 1177.4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2.0원 오른 1184.1원으로 출발했으나 오후 들어 하락 전환했다.
일별로는 지난 13일 10.0원 급락한 뒤 다음 거래일인 16일 1182.1원으로 7.4원 뛰었다. 연초부터 10거래일간 원·달러 환율의 하루 변동폭은 평균 8.9원으로 지난해(5.8원)와 비교할 때 차이가 크다. 2015년에는 평균 변동폭이 5.2원이었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출렁이는 이유는 트럼프 당선자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뒤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당선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대감을 끌어올려 달러화 강세를 촉발했다. 그러나 정책 불확실성과 지난 11일(현지시간) 첫 기자회견에 대한 실망감 등이 혼재돼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과 경제 회복 등이 예상되서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지수는 지난달 54.7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말(54.9)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로, 지난해 8월 49.4를 기록한 뒤 꾸준한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 소매판매는 지난해 3월 전월 대비 0.3% 줄어든 뒤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월보다 0.6% 증가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주택과 소비의 선순환 구조로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달러화는 추세적인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Fed 개별 위원들이 올해 연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한 점도 달러화 강세에 힘을 보탠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Fed의 금리 인상 기조 등이 달러화 강세 환경이 유지될 것"이라며 "금리를 올리는 국가는 전 세계 가운데 미국이 유일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1분기 중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최근 달러화 강세를 이끈 요인 모두 반영되고 있어서다. 이 경우 달러화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박정우 연구원은 "1분기는 달러화를 사들일 최적의 타이밍"이라며 "이후로는 경제 회복 등으로 달러화 강세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1100.0~1130.0원에서 움직일 때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