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우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사진)가 유럽연합(EU) 단일시장 접근권과 관세동맹을 포기하는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17일 선언했다.
메이 총리는 “우리는 독립적이고 주권을 지닌 영국과 EU 회원국 간 동등하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나라들이 선택한 적이 있는 모델을 채택하거나 부분적인 회원국 지위도 택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노동·상품·서비스 이동의 자유를 허용해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유지하는 유럽경제지역(EEA) 모델 가능성을 일축하고 EU를 완전히 탈퇴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영국은 단일시장 접근권을 포기함에 따라 EU 회원국과 별도의 무역협정을 새로 체결해야 한다. 대신 국경 통제나 산업·환경 등 EU 법규를 따르지 않는 주권을 확보한다.
관세동맹 탈퇴로 EU 내 무관세 혜택을 적용받지 못하지만 자체적으로 관세율을 설정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메이 총리는 △영국 국경에 대한 통제권 △세계 주요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EU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로부터 독립 등 열두 가지 브렉시트 목표를 밝혔다.
메이 총리는 이날 “영국 정부가 영국으로 들어오는 EU 회원국 사람들의 수를 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협상을 리스본조약 50조에 규정된 2년 내 끝내기를 희망한다”면서도 “법규 공백을 막기 위해 브렉시트 이행은 단계적으로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또 EU 회원국들과 타결할 브렉시트 합의안을 영국 의회 표결에 부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영국에 불리한 협정을 체결하기보다 EU를 떠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탈퇴 후 EU 회원국과 포괄적 자유무역협정을 맺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영국이 EU로부터 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율을 낮추는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EU 측은 회원국 내 노동 등 이동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단일시장 접근권과 같은 혜택을 영국에 줄 수 없다며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16일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인 파운드당 1.1979달러까지 떨어졌다가 17일 메이 총리 발표 이후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1.2393달러까지 급반등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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