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우섭 기자 ] 펀드 자금 이탈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등 국내 간판급 매니저들이 운용하는 펀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공모펀드 부진 속에서 돈이 2000억원 이상 빠져나간 펀드는 여덟 개였다.
1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은 자금이 이탈한 상품은 강 회장의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 펀드다. 지난해 3714억원이 유출됐다. 올 들어서도(지난 16일 기준) 89억원이 추가로 빠져나갔다. 펀드 설정액 역시 지난해 초의 절반 수준인 4349억원까지 감소했다.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9~10%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한 베스트셀러 펀드였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관련주 하락과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최광욱 전무(현 J&J자산운용 대표)의 이탈 등이 겹치면서 수익률이 -6.66%까지 떨어졌다.
‘가치투자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 부사장이 이끄는 ‘한국밸류10투자’ 펀드도 밀려드는 환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이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3197억원에 달했다. 펀드 덩치도 1조2291억원 수준까지 줄었다. 이 펀드는 2015년과 지난해 각각 0.27%와 -4.80%로 2년 연속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2015년 1조3070억원을 끌어모으면서 자금몰이를 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메리츠코리아’ 펀드 역시 부진한 수익률 속에 2470억원이 빠져나갔다. 한 펀드매니저는 “환매 자금을 돌려주기 위해 보유 종목을 팔 때마다 펀드 수익률이 추가로 하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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