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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부동산 신탁업체 한국토지신탁이 4개월 만에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은 다음달 16일 8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만기는 3년이며 한국투자증권이 발행 실무를 맡고 있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사전청약)은 이르면 다음달 9일 진행할 예정이다.
채권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토지신탁사업비로 쓰일 전망이다. 한국토지신탁은 지난해 3월 500억원어치, 9월 1000억원어치를 발행해 상당 부문을 토지신탁사업비로 썼다. 2012년(400억원)과 2013년(200억원)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도 모두 토지신탁사업에 들어갔다. 현재 이 회사는 대전 용운동 주공아파트 재건축을 비롯해 74개의 신탁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로 10개 투자등급 중 상위 여섯 번째다. 에프앤자산평가 등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이 회사의 3년 만기 채권 금리는 이날 기준으로 연 3.393%다.
채권시장은 투자자들이 부동산 경기를 어떻게 전망하느냐가 이번 회사채 발행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부터 국내 주택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자 신규 수주를 늘리며 수익성을 개선시켜왔다. 2013년 67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2015년 890억원으로 증가했다. 작년 3분기까지 거둔 영업이익은 8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늘었다.
하지만 올 들어 △주택 공급량 증가 △주택 가격 상승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주택 경기가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른 실적악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크면 투자자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한국토지신탁 같은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자는 시공사 부도, 저조한 분양률 등으로 개발사업이 부실화되면 신탁 보수를 수령하지 못할 뿐 아니라 신탁계정으로 빌려준 자금을 회수하는데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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