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서 81만개 창출
미취학 자녀 둔 부모…하루 6시간만 근무 추진도
[ 은정진 기자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 공공부문 충원과 노동시간 단축 등을 통해 일자리를 131만개 이상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주최 정책포럼 기조연설에서 일자리 정책 구상을 발표했다. 그는 “일자리가 성장이자 복지로,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이은 세 번째 민주정부는 일자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일자리 정부’가 될 것”이라며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실을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공공부문 일자리가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21.3%의 3분의 1인 7.6%”라며 “3%포인트만 올려도 일자리 81만개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방관 경찰 교사 복지공무원 부사관 등을 대폭 증원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인구 1000명당 12명인 사회복지공무원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하면 25만명을 늘릴 수 있다”며 “소방인력도 1만7000명 가까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병역자원 부족을 해소하고 민생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의무경찰을 폐지하고 연간 1만6700명의 정규경찰을 신규 충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5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법은 연장노동을 포함한 노동시간을 주 52시간 이내로 규정하는데,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토·일요일 노동은 별도인 양 왜곡해 주 68시간 노동을 허용했다”며 “주 52시간만 준수해도 근로시간 특례업종까지 포함하면 최대 20만4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설명했다. 또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에 따라 연차휴가를 의무적으로 다 쓰게 하겠다. 휴가만 다 써도 일자리 30만개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미취학 자녀를 둔 부모가 임금 감소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6시간만 근무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전 대표는 이와 함께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을 대기업 근로자의 80% 수준까지 올리고, 전기차·신재생에너지·인공지능·빅데이터·산업로봇 등 신성장산업에 집중 투자해 일자리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상시·지속적인 일자리는 정규직 고용을 법으로 명문화하고 정부·지방자치단체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점차 정규직화하겠다”며 “동일기업 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이 실현되도록 강제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안은 2012년 대선 때 문 전 대표가 공약한 것과 비슷하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 위원회 신설과 노동시간 단축 등은 2012년 공약과 같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의 현실화 등도 5년 전 공약 그대로다.
5년 전엔 중소기업 R&D(연구개발) 기금을 1조원으로 확대하고 국가 소유 R&D 성과를 중소기업에 이전하는 등 기업의 자발적 생존을 위한 지원을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이번에는 중소기업 노동자의 임금 인상을 위한 공정임금제 등이 담겼다.
공공부문 충원을 위한 재원 마련이 논란거리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공공부문 충원으로 늘어날 일자리를 81만개로 내다봤다. 5년 전 예측치(40만명)의 두 배가 넘는다. 문 전 대표는 “한 해 17조원 이상의 일자리 예산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함께 일자리 추경예산 편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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