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평창 올림픽 맞춰 1회 충전 600㎞ 달리는차 개발
친환경 자동차 패권 다툼에 벤츠·GM 등도 시장진출 타진
[ 장창민 기자 ]
현대자동차가 도요타, BMW 등 글로벌 업체 12곳과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 동맹’을 맺기로 했다. 세계 첫 수소차를 양산한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과 에너지 회사 등이 손을 맞잡고 글로벌 수소 사회를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궁극(窮極)의 친환경차’로 통하는 수소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수소차 상용화에 최선”
현대차는 17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공식 출범한 ‘수소위원회’의 공식 회원사로 참여했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개최 기간 중 발족한 수소위원회는 완성차 및 에너지 회사 등 13개 업체로 구성됐다. 현대차를 비롯해 가와사키, 다임러, 도요타, 로열더치셸, 린데, BMW, 알스톰, 앵글로아메리칸, 에어리퀴드, 엔지, 토탈, 혼다 등이다. 이 중 도요타와 에어리퀴드 두 곳이 의장사를 맡기로 했다.
수소위원회는 이날 수소연료를 대체에너지로 적극 사용해줄 것을 국제 사회에 강력히 요청했다. 수소연료는 탄소 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세계 각국의 정부, 기업, 시민사회와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수소연료 상용화에도 앞장서기로 했다. 위원회 측은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 연료인 수소가 미래 신성장동력 및 환경 문제 해소 차원에서 그 비중이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소위원회 발족식에서 완성차 업계 대표로 기조연설을 맡은 양웅철 현대차 연구개발총괄 부회장은 “1990년대 초부터 완성차 업체들은 수소차를 차세대 파워트레인으로 생각하고 개발에 힘썼으며 20년이 지난 지금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완성차 업체들의 노력만으로는 수소차 상용화 실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소위원회는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무공해 차량인 수소차 상용화에 최선을 다하고 수소 경제 발전에도 적극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막오른 수소차 패권 경쟁
수소차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차 진영의 선두엔 현대차와 도요타가 서 있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투싼ix’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다. 한 번 충전에 400㎞ 넘게 달릴 수 있다. 현대차는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시점에 맞춰 수소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형태의 차세대 수소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첨단운전자보조장치시스템(ADAS) 등 현대차의 최신 기술을 대거 적용할 예정이다. 1회 충전에 주행거리 600㎞대를 목표로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6000만원대(보조금 포함 실구매가 3000만원대)가 될 전망이다.
정부도 거들고 나섰다. 정부는 수소차 보급 대수를 2030년까지 신차 비중의 10%에 달하는 63만대까지 확대하고 수소충전소도 52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전기차(EV)를 만들지 않는 도요타는 2015년 수소차 ‘미라이’를 출시했다. 한 번 충전으로 502㎞를 달릴 수 있다. 혼다는 지난해 3월 양산형 수소차 클라리티를 내놨다. 손놓고 있던 메르세데스벤츠와 제너럴모터스(GM), BMW, 포드 등도 제휴를 통해 수소차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분위기다.
■수소연료전기자동차
fuel cell electric vehicle. 충전한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연료전지에 보내 전기를 생산하고 모터를 돌려 달리는 자동차. 전기를 외부에서 충전해야 하는 일반 전기차와 달리 연료로 수소만 넣으면 된다. ‘궁극(窮極)의 친환경차’로 불린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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