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두바이 국제공항
예술품 같은 아부다비 공항 관제탑
스카이라인 바꾼 호찌민 타임스퀘어
시공 경험과 기술력 해외서 인정
주택사업도 탄탄한 성장
가장 비싼 아파트 '한남 더힐'
주상복합아파트 '중동 리첸시아'
고급 주택으로 분양시장 이끌어
500년 내다보는 '강한 기업'으로
견적·안전관리에 빅데이터 등 활용
4차산업 선도 “전문성 갖춘 기업될 것”
[ 김보형 기자 ] ‘서울 센터원빌딩, 두바이 월드센트럴 국제공항, 호찌민 금호아시아나플라자.’
한국 아랍에미리트(UAE) 베트남에서 모두 ‘최대’와 ‘최고’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이들 랜드마크 건축물은 모두 금호산업의 손끝에서 나왔다. 1967년 제일토목건축(주)을 인수하며 출발한 금호산업이 창사 50주년을 맞은 올해 500년 기업을 향한 도약에 나선다. 금호산업은 1970~1980년대 중동건설 붐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오일 머니’를 벌어들여 경제 성장에 큰 힘을 보탰다. 1990년대 들어서는 공항 건설과 수처리사업, 플랜트 등에서 기술력과 시공 경험을 쌓으며 ‘건설 명가’로 자리매김했지만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2009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는 아픔도 겪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 끝에 2015년 성공적으로 워크아웃을 졸업했고 올해부터 ‘4차 산업사회’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베트남 건설한류 원조
금호산업이 2012년 호찌민 최고 번화가인 응우옌후에 거리에 건설한 지상 40층 높이의 ‘타임스퀘어’ 빌딩은 지역의 스카이라인을 바꿔놨다. 아파트와 오피스, 호텔이 한데 들어서 호찌민의 최고급 주상복합단지로 꼽힌다. 1995년 일찌감치 호찌민에 지사를 설립한 금호산업은 타임스퀘어를 비롯해 금호아시아나플라자, 선라이즈시티 등 베트남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물을 잇달아 세웠다. 금호산업이 베트남에서 처음 세운 건물은 호텔과 레지던스, 오피스 등 3개 동으로 이뤄진 복합단지 ‘금호아시아나플라자’로 2009년 준공 때 공사비가 2억2500만달러(약 2642억원)에 달했다. 금호산업은 당시 신공법을 선보여 베트남인들의 찬사도 받았다. 호찌민은 땅에 수분이 많아 지반공사하기가 어렵다. 금호산업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하 60m까지 콘크리트 기둥을 박아 건물을 지지하도록 하는 공법을 썼다. 1층을 먼저 지은 뒤 지하와 지상을 동시에 건설하는 방식으로 공사기간을 단축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금호산업이 유동성 위기에 처했을 때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이 먼저 “우리가 금호산업을 위해 도와줄 것이 없느냐”고 물어볼 정도로 돈독한 신뢰를 쌓았다.
공항 건설 독보적 실적
금호산업이 가장 강점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단연 공항 건설사업이다. 한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해 강원 양양국제공항과 제주국제공항, 전남 무안국제공항이 모두 금호산업의 작품이다. 국적 항공사의 대표주자인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둔 덕분에 일찍부터 공항 관련 건설업에 투자한 결과다. 무안국제공항은 국내 건설사로는 처음 공항 전체에 대한 설계부터 시공까지 턴키 방식으로 완공했다. 국내에서 쌓아온 탄탄한 기술력은 해외 건설시장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2007년 공사 발주 당시 세계 최대 규모 공항으로 꼽혔던 UAE 두바이 월드센트럴 국제공항 마감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UAE 아부다비 국제공항 관제탑 공사를 따내며 공항건설 사업의 선두주자임을 입증했다. 아부다비 국제공항 관제탑은 아라비아 상인들이 세계와 무역하기 위해 만든 삼각형의 큰 돛을 단 다우(Dhow)선 모양에서 착안해 관제탑을 바다를 항해하는 배의 형상으로 표현해 국제무역의 허브인 중동지역 특색을 살렸다. 올해 김해국제공항 확장 프로젝트(3조4000억원)를 시작으로 제주 제2공항 건설(4조1000억원), 대구공항 통합 이전(7조3000억원), 광주공항 이전(5조~6조원) 등 대규모 공항 건설공사 발주가 잇따르는 만큼 금호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남 더힐 등 고급주택 명가
금호산업은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8000만원을 웃돌아 국내 최고가 공동주택에 오른 서울 한남동 ‘한남 더힐’을 비롯해 지상 65층 높이로 수도권 서부권의 최고층 아파트로 꼽히는 경기 부천시 ‘중동리첸시아’ 등 주택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옛 단국대 서울캠퍼스 부지에 들어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한남 더힐 전용 244㎡는 작년 79억원에 거래돼 전국 최고가 아파트에 등극했다. 부유하고 풍요로운(rich) 지식인 사회(intelligensia)를 뜻하는 금호산업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브랜드인 ‘리첸시아(RICHENSIA)’는 서울 여의도와 한남동, 방배동 등 고급 주택 밀집지역에서도 랜드마크로 통한다.
금호산업은 ‘4차 산업사회 선도’라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올해 경영방침에 발맞춰 견적과 고객분석, 안전관리 등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고 안전환경 및 하자관리 등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4차 산업사회로의 새로운 변화를 리드하는 한편 생존을 넘어 강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서재환 금호산업 사장은 “4차 산업사회 선도를 위한 혁신경영과 경영목표 달성을 통한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며 “안정적 성장을 위한 가치사슬(밸류체인)을 확대해 장기적으로 건실하고 전문성을 확보한 강한 기업을 만드는 초석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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