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까지 매년 수차례 금리인상 적절"…옐런 '매파 변신'에 달러값 급반등

입력 2017-01-19 18:51  

2019년엔 기준금리 연 3%
구체적인 경로까지 밝혀

금리 인상 늦추면 미국 경제 끔찍한 위험 처할 것



[ 뉴욕=이심기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앞으로 3년간 매년 수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 3%의 중립적인 금리 수준까지 도달하게 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경로까지 밝혔다.

옐런 의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커먼웰스클럽 연설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늦추면 미국 경제가 끔찍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9년까지 매년 몇 차례 기준금리를 올려 연 3%의 중립적인 금리 수준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립적 금리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경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정책금리 수준을 뜻한다.

옐런 의장은 이날 “금리 인상이 지연되면 물가상승률이 과도해지거나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면서도 “이로 인해 금리 인상을 서두르면 미국 경제를 또 다른 경기침체로 몰고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년 두세 차례 경기를 과열시키지 않는 수준에서 적정한 속도로 금리를 올리겠다는 뜻이다.

옐런 의장의 발언은 물가 안정을 중시하는 ‘매파’적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95% 상승한 101.24를 기록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0.50~0.75%다. 2019년까지 연 3%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한 번에 0.25%포인트씩 향후 3년간 매년 두 차례 이상 인상해야 한다. 이 같은 인상 속도는 지난달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밝힌 인상경로에서 다소 빨라진 수준이다.

옐런 의장은 이날 “미국 경제가 실업률은 4.7%의 완전고용에 도달했고 물가인상률도 Fed 목표인 연 2%에 근접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 경제 상황은 Fed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공한) 극단적인 경기 부양책을 줄여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옐런 의장은 그러나 통화정책은 여전히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며 완화적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예상치 못한 충격에 견딜 만큼 강력한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통화정책은 백악관이나 의회의 간섭을 받지 않으며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를 건강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는 누구도 Fed 정책에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옐런 의장이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의 영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경제가 과열 징후를 보인다면 더 공격적인 행동을 고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옐런 의장은 이날 “최근 6년간 연평균 생산성 증가율이 0.5%에 불과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생산성이 과거 30년처럼 매년 2% 성장한다면 평균적인 삶의 수준은 35년마다 두 배로 나아진다”며 “이는 아이들이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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