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빈 기자 ] 롯데그룹이 조만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계열사 간 지분정리를 시작한다.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4개 회사는 19일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분할·합병·분할합병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부터 지주회사 전환을 준비해왔다. 내부적으로 이미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계열사 분할과 합병 방안을 확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가 별다른 방안을 밝히지 않고 상장회사를 통해 공시한 것은 조만간 분할과 합병이 이뤄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상장회사 중 4곳만 공시한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들 회사가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 될 것이란 얘기다. 증권업계에서는 계열사 지분을 많이 보유한 이들 회사를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합병해 지주사를 설립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이후 보유지분을 지주사로 출자해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
롯데 내부에서는 그룹 산하에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 부문의 중간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롯데 관계자는 “그룹 전반에 걸쳐 조직개편이 이뤄질 예정이며 상장사인 4개 회사만 우선 공시했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2015년 초 416개였던 순환출자고리를 같은 해 10월 84% 해소하며 67개까지 줄였다. 이를 위해 호텔롯데가 롯데쇼핑이 보유한 롯데알미늄 주식 12%, 한국후지필름이 보유한 대홍기획 주식 3.5%, 롯데제과가 보유하고 있던 한국후지필름 주식 0.9%를 매입했다. 현재 남아 있는 순환출자 구조에서는 롯데제과가 가장 중요하다. 롯데제과는 롯데쇼핑(7.86%)과 롯데칠성음료(19.29%), 롯데푸드(9.32%) 지분을 갖고 있다. 남아 있는 67개 고리 중 54개 고리가 호텔롯데-롯데알미늄-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상사-한국후지필름-롯데쇼핑으로 이어진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는 게 목표”라며 “기업 개편이 마무리되면 경영투명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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