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일단 설은 지나봐야…"

입력 2017-01-20 17:36  

부동산 프리즘

각지 친지들이 '생생한 소식통'
명절 입소문이 시장분위기 좌우
2월 '분양 큰장' 성적표 관심



[ 김보형 기자 ] 올해 설 연휴가 끝난 뒤 부동산시장은 어떤 양상일까. 예년을 살펴보면 설이나 추석 등 명절 연휴는 부동산시장의 변곡점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본격적인 봄·가을 이사철 성수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지들과 나누는 대화도 매수·매도자를 비롯해 다양한 시장참여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 전국에 흩어져 사는 가족들로부터 생생한 시장동향을 전해 듣고 주택 구입이나 전세 거래를 결정하는 이들이 많아서다. 특히 올해 설 연휴(1월27~30일)는 2016년(2월7~10일)과 2015년(2월18~22일)보다 빠르다. 봄 주택시장이 예년보다 빨리 겨울잠에서 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 설에는 기존 주택의 매매가격과 새 아파트 분양을 둘러싼 얘기가 많이 오갈 것이란 전망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작년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4% 수준으로 2015년(5.56%)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최근 10년(2007~2016년)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이에 비해 수도권은 2.89%, 5개 지방광역시는 평균 0.65% 오르는 데 그쳤다. 기타 지방은 오히려 0.67% 떨어졌다. 형제끼리도 아파트 시세를 묻기 전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집값 상승 바람을 타고 지난해 사상 최대 청약자가 몰린 분양시장 얘기도 설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메뉴다.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한 새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21.5 대 1에 달했다. 부산(99.3 대 1)과 세종(49.1 대 1)은 분양권에 수천만원의 웃돈까지 붙었다. 하지만 ‘11·3 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 아파트가 많은 서울 강남4구와 과천, 성남과 화성 동탄2신도시 등 공공택지 아파트도 소유권 이전 등기(입주) 때까지 분양권을 팔 수 없게 되면서 분양권 투자 유망 지역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설 연휴 직후인 2월 전국에선 새 아파트 1만1996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작년 같은 기간(7770가구)보다 58.9%나 증가한다. 서울 강북권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평택과 김포 한강신도시 등 전매 제한이 없는 수도권 일대, 신규 주택 수요가 꾸준한 부산과 세종 등 인기 지역에는 청약자가 여전히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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