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근호 기자 ] 지난해 5월 미국 플로리다주 고속도로를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던 테슬라 전기자동차 모델S(사진)의 운전자가 사망한 사고는 운전자 과실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인명사고는 자율주행 차량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18일 내놓은 조사보고서에서 “이 사안과 관련한 조사를 종결하며, 테슬라 차량에 대한 리콜(결함 시정 조치)은 추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선 자동차 제조사들이 우려를 덜게 됐다.
당시 사고는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흰색 대형트럭이 도로를 가로질러 좌회전하면서 발생했다.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하던 모델S는 트럭의 흰색 옆면을 밝은 하늘과 구분하지 못해 그대로 직진했다. 운전석에 앉아있다 사망한 조슈아 브라운(40)은 영화를 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6개월간 조사를 벌인 NHTSA는 사고를 낸 모델S 차량에 결함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트럭과 하늘을 구분하지 못했지만 이는 결함이 아니라 기술적 한계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사 결과 브라운은 충돌 약 2분 전에 주행 속도를 시속 74마일(시속 119㎞)로 설정했다. NHTSA는 “최소 충돌 7초 전에는 브라운의 눈에 트럭이 보였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는 브레이크를 밟지도, 운전대를 돌리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기술 수준 단계에서 보조 수단으로만 사용해야 할 자율주행 기능을 과신하고, 운전 중 주의 태만을 저질러 운전자 과실이 크다고 봤다.
NHTSA는 또 테슬라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해 자율주행 기능 중 하나인 자동조향(차선을 따라 주행하는 기능)을 적용했을 때 100만마일당 사고 비율이 1.3건에서 0.8건으로 40%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NHTSA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부분 자율주행 기능의 한계를 소비자에게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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