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유액 1조달러 붕괴땐 변동성↑
[ 김동욱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미국 대선이 있던 지난해 11월 660억달러어치 미국 국채를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는 2010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최대 보유국 지위도 일본에 내줬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한 것으로 아직까진 글로벌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20일 “중국이 지난해 11월 660억달러어치 미 국채를 매도해 월별 매도 규모가 2011년 1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6개월 연속으로 미국 국채를 내다 팔면서 보유 규모도 1조490억달러어치로 감소해 일본(1조1080억달러)에 최다 보유국 자리를 뺏겼다.
중국이 미 국채를 대거 매도한 것은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 국채를 팔아 확보한 달러를 외환시장에 풀어 위안화를 사들여 위안화값을 지지하는 데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중국 정부의 안정화 노력에도 위안화값은 지난해 달러화 대비 6.6% 하락했다.
다만 중국의 미 국채 대량 매도에도 불구하고 아직 채권시장에 미친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페트릭 버넷 CIBC캐피털마켓 거시경제분석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매도한 미 국채는 시장에서 잘 소화되고 있다”며 “이런 자산은 중국이 판다고 해서 우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그저 주인만 바뀔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미 국채를 내다 팔면 보유 외화자산 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시각도 있다. 장샤를 샹보르 BNP파리바 채권담당 부대표는 “중국은 미 국채를 대규모로 매도할 경우 남은 외환보유액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잘 안다”며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대규모 미 국채 매도가 국채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불안 요인이 될 것이란 우려도 없지 않다. 실제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해 11월8일 연 1.88%에서 12월15일 2.60%로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효과에 중국의 국채 물량 처분이 겹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존 허먼 미쓰비시UFJ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추가로 대규모 국채 매도를 할 경우 국채금리가 더 치솟을 수 있다”며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가 1조달러 밑으로 떨어진다면 변동성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