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의 광폭행보...대선에 뛰어드나?

입력 2017-01-22 14:30  



(정치부 장진모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새해 들어 권한대행 역할을 뛰어넘는 ‘광폭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공식 일정부터 빼곡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정지되기 전 일정과 비교하면 특히 그렇다. 1년 전 이맘 때, 2015년 1월 세째주 박 대통령은 하루 평균 1개의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박 대통령은 2005년 1월 18일 월요일엔 업무보고와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 화요일은 국무회의, 수요일은 신년업무보고, 목요일은 중앙통합방위회의 및 오찬, 금요일 업무보고 등이었다.

이에 비하면 황 대행의 일정은 ‘살인적’이다. 올해 1월 16일 월요일 일정을 보면, △동북아 한반도 정세 점검 및 대책회의(오전 9시30분) △국민안전현장, 인천해경 3005함 방문(오후 2시30분) △이라크 외교장관 접견(오후 5시30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등 만찬(오후 6시30분) 등 빼곡하게 채워졌다. 화요일인 지난 17일엔 국무회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접견, 주한 외교단 대표 간담회, 임금체불 관련 일선 행정기관 방문(근로복지공단),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 등으로 이어진 강행군이었다. 하루 3~4개 일정이 기본이고 많을 때 5~6개에 이른다. 여야 대선주자들보다 바쁜 움직임이다.

황 대행의 광폭 행보가 이어지자 여론조사기관들은 황 대행을 대선주자 후보군에 넣어 조사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한 대선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28.1%, 반기문 21.8%, 이재명 9.0%, 안철수 7.4% 등의 순이었다. 이번에 새로 포함된 황 대행은 4.0%를 기록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함께 공동 5위였다. 박원순 (3.2%), 유승민 (2.2%), 심상정(1.9%), 손학규(1.8%)를 뛰어넘었다. 한국갤럽은 20일 1월 3주차 여론조사에서 황 대행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됐다. 결과는 38%가 긍정 평가했고 48%는 부정, 14%는 의견 유보였다.

황 대행측은 그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관계자는 “지금은 국내외적으로 매우 엄중한 시기다. 그런 만큼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며 “대선에 나설 가능성은 없다”고 잘랐다. 황 대행도 작년말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대선 출마계획을 묻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을 비롯해 보수층에서 황 대행의 출마 가능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범 여권 잠룡 가운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반 총장의 페이스메이커로서 황 대행이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권한대행직을 버리고 대선에 출마할 명분이 부족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황 대행은 오는 23일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정부 서울청사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황 대행측 관계자는 “권한대행을 맡아서 40일간 국정 안정을 위해 해 온 과정을 올해 정부의 국정운영 계획, 그리고 중점추진 과제들을 설명하고 주요 이슈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매년 초에 해왔던 신년 대국민담화및 기자회견을 황 대행이 대신하는 셈이다. 황 대행의 거듭되는 광폭행보에 정치권의 시선이 더욱 모아지고 있다. (끝)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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