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정 기자 ] 지난해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이 10조원 이상 늘어나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금대출 잔액도 처음 30조원을 돌파해 6년 사이 15배 가까이 급증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전세금대출 잔액은 34조485억원으로, 2015년 말(23조6636억원)보다 10조3849억원 늘었다. 사상 최대였던 2015년 증가액(5조8118억원)의 두 배 가까이 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011년 이후 전세 매물 부족과 전셋값 상승이 맞물리면서 차입자들이 은행에서 빌리는 전세자금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5대 은행의 전세금대출 잔액은 2010년만 해도 2조3196억원에 그쳤지만 2011년부터 크게 늘기 시작했다. 2011~2013년 해마다 3조5000억원 안팎 늘어났고 전세난이 심해진 2014년부터 주택 매매가 상승과 함께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의 평균 전셋값은 2014년 말 2억9368만원으로 3억원에 못 미쳤다. 하지만 지난해 말에는 4억2051만원으로 2년 만에 평균 1억2000만원 뛰었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73%를 넘어섰다. 일부 강북 지역 아파트는 80~90% 수준으로 매매가에 근접해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득 증가는 미미한 반면 집값과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은행 빚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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