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 배우 이영애가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로 2003년 '대장금'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까.
SBS가 200억원이 투입된 수목드라마 '사임당'을 오는 26일 첫 방영한다. '대장금'으로 대표 한류스타가 된 이영애가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과 신사임당 1인 2역을 맡아 13년 만에 안방극장을 찾는다.
이영애는 24일 서울 명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사임당' 기자간담회에 참석, 출연 배경에 대해 "'대장금'이 기록에 한 줄 남은 인물에 500년 후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은 것처럼 '사임당'도 가능할 것으로 믿었다"고 밝혔다.
이영애는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를 마지막으로 연기활동을 쉬었다. 결혼과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된 후 14년 만에 찍은 사극인 만큼 한층 원숙한 연기를 자신했다.
그는 "미혼 시절인 '대장금' 당시와 비교하면 일하는 엄마이자 아내 입장에서 연기 표현의 폭이 보다 넓어지고 색도 깊어졌다"며 "어떻게 보면 사임당을 통해 대장금을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사임당'은 현모양처의 면모보다 예술가와 율곡 이이를 포함해 일곱자녀의 어머니인 '워킹맘' 신사임당의 삶에 집중한다.
이영애는 "500년 전의 신사임당이 5만원권과 같이 박제된 이미지를 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여인이자 어머니로서 고민하는 신사임당을 통해 다양한 색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는 서지윤이 이탈리아에서 우연히 발견한 신사임당 일기에 얽힌 비밀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풀어나간다. 일기 속에 숨겨진 천재화가 사임당의 불꽃같은 삶과 이겸(송승헌 분)과의 인연을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 '인생이여 고마워요' 등을 집필한 박은령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그려낼 예정이다.
박은령 작가는 "어머니이자 아내이지만 예술가로서의 삶도 중요한 '워킹맘'으로서의 신사임당의 삶을 조명한다"며 "능동적으로 스스로 선택하는 인물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류 열풍의 선두에 선 송승헌이 사임당(이영애 분)에게 지고지순한 순애보를 바치는 허구의 인물 이겸을 연기한다.
송승헌은 이겸에 대해 "남편과 아이가 있는 사임당을 끝까지 지켜주려 하는 제가 봐도 멋진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신사임당에 초점이 맞춰진 작품이어서 부담이 있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이겸이란 캐릭터의 매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여파가 거센 가운데 '사임당'이 대표 한류 드라마인 '대장금'의 전철을 밟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사임당'은 2014년 7월 각본 집필이 끝난 뒤 200억원을 투자해 사전제작했다. 당초 지난해 가을 중국 등 해외에서 동시 방영 계획이었으나 한한령 여파로 올해 1월로 국내에서만 우선 방영한다.
박은령 작가는 "한류가 왜 세계인에게 어필했을까를 분석한 결과, 미술과 한복 등을 통해 '색'에 집중했다"며 "한국의 미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자신했다.
SBS는 오는 26일 첫방송에 '사임당' 2회분을 한꺼번에 편성, 초기에 인기몰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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