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하루 밥 1.6 공기…연 소비량 30년새 '반토막'
쌀 수급대책 보완 서둘러야
[ 김주완 기자 ]
쌀 생산량은 4년째 대풍(大豊)인데도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은 역대 최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쌀 가격이 떨어지는 바람에 농가에 지급하는 관련 보조금은 올해 사상 최대치로 불어날 전망이다.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정부가 쌀 수급대책을 조속히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국민 한 사람당 하루 평균 쌀 소비량은 169.6g으로 전년보다 1.6%(2.8g) 줄었다. 밥 한 공기에 쌀 100g 정도가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에 두 공기도 안 먹은 셈이다. 연간으로 따지면 1인당 쌀 소비량은 61.9㎏이었다. 30년 전인 1986년(127.7㎏)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김진 통계청 농어업통계과장은 “쌀 소비량은 매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쌀 생산량은 반대로 풍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419만7000t으로 전년 대비 3.0% 감소했다. 하지만 연간 쌀 최대 수요량(395만t)보다는 25만t가량 많았다. 수급 측면에서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대풍’을 이어갔다.
쌀이 남아돌면서 쌀 가격은 하락했다. 쌀값은 작년 11월 21년 만에 최저 수준인 20㎏당 3만원대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2만원대까지 하락했다. 24일 기준으로 2만9800원(도매 중품 기준)에 거래됐다.
쌀값 하락으로 정부가 지급하는 쌀 직불금은 급증할 전망이다. 정부는 쌀값이 목표가격(80㎏당 18만8000원)보다 낮아질 경우 차액의 85%를 농가에 보조금(변동직불금)으로 주고 있다. 지난해 쌀값이 폭락하면서 정부는 올해 변동직불금으로 1조49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사상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7262억원을 지급했다.
정부는 기존 ‘중장기 쌀 수급안정 대책’을 보완하는 방안을 다음달 내놓을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5년 중장기 쌀 수급안정 대책으로 △2018년까지 벼 재배면적 11% 감축 △쌀 가공식품 매출 2020년까지 7조원으로 확대 △쌀 등급표시 강화를 통한 저품질 쌀 퇴출 등 10대 과제를 발표했다. 하지만 쌀은 계속 남아돌고 쌀 가격은 떨어지기만 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농가가 쌀 대신 다른 작물을 생산하도록 적극 유도할 것”이라며 “2018년까지 벼 재배면적을 지금보다 8.7%(6만8000㏊) 감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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