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누드 패러디' 파문 확산

입력 2017-01-24 19:43  

민주 표창원 의원이 전시회 주최
새누리 "풍자 가장해 인격살인"
민주당 "윤리심판원에 회부"



[ 은정진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을 나체 상태로 묘사한 그림이 국회 의원회관에 전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전시회를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주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새누리당 등 보수진영이 “풍자를 가장한 인격모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표 의원을 윤리심판원에 회부하며 진화를 시도하면서도 사태가 커질까 우려하고 있다.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시국전시회 중 논란이 된 그림은 ‘더러운 잠’이라는 작품이다.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대표적 누드화인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것이다. 모델인 여성의 얼굴에 박 대통령 얼굴을 넣었고, 배경이 된 침실 벽 쪽에는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동안 박 대통령이 잠을 자고 있었던 것처럼 묘사한 것이다. 또 몸 위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초상 사진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라고 적힌 미사일, 박 대통령이 키우던 진돗개 두 마리가 그려져 있다. 박 대통령 옆에는 최순실 씨가 ‘주사기 꽃다발’을 들고 있다.

김정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24일 “풍자를 가장한 인격모독과 질 낮은 성희롱이 난무한 전시회”라고 비난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도 “금도를 넘어섰다. 마치 김용민 씨의 막말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 같다”며 “표 의원은 노인 폄하 발언부터 여성 비하까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능력이 출중하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표 의원을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했다. 박경미 대변인은 “이 작품에 풍자 요소가 있었더라도 의원 주최 행사에 전시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표 의원은 “표현의 자유 영역이지만 책임을 져야 한다면 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표 의원을 1호 인사로 영입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작품은 예술가의 자유이고 존중돼야 하지만 국회에서 정치인 주최로 전시된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표 의원은 탄핵 표결 전에 찬반 의원 명단을 페이스북에 올려 ‘문자 폭탄 사태’를 불러왔고, 최근 ‘공직 65세 정년’을 주장해 노인 폄하 논란을 빚었다.

한편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전시회장에 몰려들어 격렬하게 항의하며 그림을 집어던지고 액자를 부쉈다. 전시회 주최 측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그림을 훼손한 시민들을 재물손괴 혐의로 연행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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