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흑자전환 카프로 '젊은 피' 수혈

입력 2017-01-25 18:12   수정 2017-01-26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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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적자 늪 빠졌다 회생
신입사원 10여명 공개 채용…"글로벌 선도기업 우뚝설 것"



[ 하인식 기자 ] 울산 석유화학공단에 있는 카프로(대표 박승언·사진)는 최근 생산·관리직 신입사원 10여명을 공개 채용했다. 대다수 석유화학공장이 경기침체로 신규 채용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더욱이 6년 전 중국 국영 석유화학업체들이 과잉 생산에 나서면서 울산석유화학공단 업체 가운데 가장 대표적 부실기업으로 꼽히던 카프로가 불황을 딛고 신규 채용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카프로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나일론 섬유 원재료인 카프로락탐을 생산한다. 국내 카프로락탐 수요 중 약 90%를 독점 공급하면서 2011년 매출 1조원, 영업이익 2100억원을 달성하는 등 울산 석유화학 공장 중 알짜배기 회사로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중국의 거대 국영기업들이 2011~2012년 대규모 카프로락탐 설비 신·증설에 나서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불과 2년여 사이 중국의 카프로락탐 생산량은 카프로(연간 27만t)보다 30배 많은 750만t을 넘어섰다. 중국발 공급과잉에 글로벌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카프로의 영업이익은 2012년 240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이듬해엔 적자 규모가 1127억원으로 불어났다.

카프로는 뼈를 깎는 원가 절감과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2013년 11월 생산공장 세 곳 중 1공장을 가동 중단한 데 이어 이듬해 7월 2공장도 가동을 멈췄다. 3공장 생산량은 60% 이하로 줄였다.

박승언 대표는 “이대로 가다가는 모든 직원이 함께 죽게 되는 만큼 노사가 고통을 함께 감수하자”며 노조를 설득해 전 직원의 30%가 넘는 100여명을 감원했다.

남은 직원은 임금 삭감과 상여금 반납 등의 고통 분담으로 구조조정에 힘을 보탰다. 이런 노력으로 한때 세계 50여개 생산공장 중 하위에 머물렀던 원가경쟁력이 북미와 유럽 경쟁 업체 수준인 15위권에 진입했다.

2015년부터 국제 유가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카프로는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극심한 환경오염으로 중국의 생산량 감축이란 호재까지 이어지자 카프로는 연산 13만t 규모인 3공장을 풀가동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에는 7만t 규모의 2공장도 재가동에 들어가 9월 흑자전환했다.

2013년 1127억원이던 영업적자는 2016년 3분기 10억원으로 줄었고, 중국 등 해외에 내줬던 국내 카프로락탐 시장 점유율도 90% 이상 회복했다.

회사는 과거 고통 분담에 동참한 100명의 직원 중 30명을 복귀시켰다. 지은 지 50년 넘은 1공장은 단일 제품 생산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고수익을 창출하는 신산업 전초기지로 활용하기로 했다.

박 대표는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난 4년 동안 노사가 죽을 힘을 다해 인내하고 버텼다”며 “값진 경험을 교훈 삼아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글로벌 선도기업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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