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짓이 산처럼 쌓였다'는 박 대통령의 심경 토로를 듣고

입력 2017-01-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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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인터넷 방송 ‘정규재tv’와 탄핵 후 첫 인터뷰를 하고 ‘최순실 사태’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각본 없이 1시간여 진행된 정규재 한경 주필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화법을 구사하면서도, 아쉬움과 울분을 여과없이 쏟아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마약 성형시술 굿 밀회 등 수많은 의혹에 난타당하면서도 별 대응이 없었던 것과 달리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거짓말을 산처럼 쌓아올린 것’이라는 주장이다. 자고 나면 새로운 루머가 등장했다가 금세 사라지기를 반복한다는 점이 탄핵 근거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이 쓴 연설문의 표현을 시중 눈높이에 맞추는 정도의 조언을 한 최씨를 국정농단과 인사개입 기밀누설로 몰고, 자신과 ‘경제공동체’라 주장하는 것은 ‘엮어도 너무 엮은 것’이라며 억울해 했다.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도 했다.

일국의 대통령이 ‘거짓의 산’이라며 날선 언어를 동원해 무고함을 호소하는 작금의 상황은 신뢰가 붕괴된 우리 사회의 치부를 드러내고 있다. 놀랍게도 대통령은 자신의 목소리를 왜곡하지 않고 전달해 줄 채널조차 확보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언론이 대동단결해 대통령을 공격하는 기괴한 현실에서 중립적 매체를 찾다보니 인터넷 방송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인터뷰가 끝나자 아니나 다를까 미르재단이나 기업 출연금 문제는 외면한 채 하고 싶은 말만 했다며 힐난조인 언론이 많은 점 등이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런 문제를 언급했다면 이번에는 재판에 영향을 주려는 술책이라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을 것이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박 대통령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대목이 있다. 거짓 위에 진실의 나라를 세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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