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反이민 행정명령', 극렬 반발에 진땀

입력 2017-01-30 09:4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위 '반(反)이민 행정명령'이 큰 파문을 일으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타결된 호주와의 난민 상호교환 합의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호주시간)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25분간의 전화통화를 갖고 두 나라 간 난민 상호교환 협정은 아직 유효하며 이를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호주 언론들이 30일 보도했다.

호주 총리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호주와 미국 정부 사이에 2016년에 합의된 난민 재정착 계획을 계속 존중하기로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두 나라는 지난해 11월 미국이 남태평양 나우루 공화국과 파푸아뉴기니에 있는 호주 역외 난민시설의 수용자 일부를 수용하고, 대신 호주는 중남미 코스타리카에 있는 미국 역외 수용소의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에 제동을 거는 미국 법원의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보스턴의 연방판사인 앨리슨 버로스는 로건국제공항에 억류 중인 이란 출신 매사추세츠대 교수 2명이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29일(현지시간) 새벽 이들 2명을 풀어 주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례적으로 새벽에 내려진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입국 금지시킨 7개국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입국 승인된 난민이나 비자 소유자, 영주권자 등을 추방하지 못하도록 했을 뿐 아니라 공항에 억류도 하지 못하게 했다.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 등을 한시적으로 금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반대 행정명령'에 대한 의회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여당인 공화당의 중진인 존 매케인(애리조나),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29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테러리즘과의 싸움에서 자해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척 슈머(뉴욕)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뒤집는 입법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화당 몇 명의 지지를 얻으면 행정명령을 뒤집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벤 세스(네브래스카), 매케인 상원의원 등이 이미 트럼프의 명령에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동·북아프리카 7개국 국민에 대한 일시적 입국금지 행정명령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무슬림 입국금지가 아니다"라며 이례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확실히 해두자, 이것은 언론이 잘못 보도하는 것으로 무슬림 금지가 아니다. 이것은 종교에 관한 것이 아니라 테러로부터 우리나라를 안전하게 하는 일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7일 시리아, 이라크, 이란 등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90일간 중단하는 내용 등을 담은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나서 미국 안팎에서 혼란과 거센 반발에 부닥치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정명령에 영향을 받지 않은 무슬림이 대다수인 나라가 세계에 40개국도 넘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우리가 다음 90일 동안 가장 안전한 정책을 검토해 이행한다는 확신이 들면 모든 국가에 비자 발급을 재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자랑스러운 이민자들의 나라이며 우리는 억압을 피해 탈출한 이들에게 계속 연민을 보여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 시민들과 국경을 보호하면서 그렇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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