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도 전에 취준 나서는 예비 대학생

입력 2017-01-3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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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 높이려 '전공과외'
일부선 공무원 시험 준비
대학도 신입생 취업 지도



[ 구은서 기자 ] 한 달여 전 서울의 한 사립대 공대에 합격한 강모씨(20)는 이달 중순께부터 전공과목 과외를 받고 있다. 입학 전에 공학수학, 일반물리 등 어렵다는 전공 과목을 미리 공부하고 있다. 학과 선배인 과외교사로부터 중간·기말고사 기출문제 ‘족보’도 받아뒀다. 그는 “1학년 때부터 학점을 잘 따야 취업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며 “설 연휴에도 과외를 받고 공부했다”고 30일 말했다.

예비 대학생들이 입학 전부터 취업 준비에 뛰어들고 있다. 취업난 속에 경쟁이 한층 가열되면서 입학 전에 영어학원에 다니거나 ‘선행학습’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취업컨설팅업체는 예비 대학생 전문 프로그램까지 개발했다. 예비 대학생에게 마케팅 공모전, 대기업 홍보대사 등 각종 대외활동을 추천한다. ‘취업 맞춤형’ 수강 시간표를 짜주기도 한다.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졸업을 앞둔 3, 4학년이 주로 찾아왔지만 요즘은 예비 대학생과 신입생이 주요 고객”이라며 “취업난을 걱정하는 부모가 문의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공무원시험에 뛰어드는 학생도 적지 않다. 이번에 지방대에 합격한 김모씨(19)는 9급 공무원시험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어차피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안 된다고 난리인데 남들보다 먼저 진로를 찾으려는 것”이라며 “공무원시험에 합격하면 대학은 중도 포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학들도 예비 입학생을 대상으로 한 취업준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청주대는 이달 초 수시 합격자 131명을 대상으로 취업 준비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아직 입학도 하지 않은 학생들은 2주간 합숙하면서 하루 15시간씩 외국어자격증 강의, 전문가 특강 등을 들었다.

설동룡 전국대학교취업관리자협회장은 “대학 취업지원 담당자들끼리 모이면 ‘입학 전부터 취업률 문의가 쏟아진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대학가에서 예비 대학생을 위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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