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은 지난 2년간 ‘수주절벽’을 벗어나지 못했다. 2014년 660억달러 이후 수주가 급감해 2015년 461억달러로 줄었고 지난해엔 282억달러까지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동발 훈풍이 불고 있다. 올 들어 한 달간 중동에서의 수주실적은 4억7400만달러로 전년 동기(6500만달러)보다 7배 넘게 늘었다. 올해 중동지역 플랜트 발주가 지난해보다 66% 증가한 731억달러로 예상된다고 하니 오랜 ‘수주 텃밭’에서의 선전이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국내 기업 환경이 최악이기에 해외건설 업체들의 선전이 더 장하게 보인다. 최순실 게이트로 대기업 총수들이 국회 청문회에 불려나와 질타를 받았고, 압수수색과 출국금지 등으로 대기업은 3류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 하지만 80년대 중동건설 붐에서 보듯 나라가 어려울 때 돌파구를 만들어낸 것은 언제나 기업들이었다. 전쟁과 지역 분쟁의 와중에도 현지에 남아 의리를 지킨 것이 대림산업과 한화건설이 결국 기회를 잡은 원동력이었다. 이번 터키 프로젝트도 유라시아터널, 보스포루스 제3대교 등 현지 사업에 꾸준히 참여한 SK건설의 신뢰도가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세계를 누비는 기업의 도전은 계속된다. 오히려 국내에서의 반기업 정서가 큰 짐이 되고 있을 뿐이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