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 등 기초자산 급락에 작년 말까지 수익률 마이너스
기초지수 반등에 ELS 이자수익, 1년 펀드 수익률 20~30%로
지난 2년간 못받은 ELS 이자 올해 한꺼번에 들어와 '고수익'
[ 김우섭 기자 ] 지난해 초 수익률 급락으로 투자자들의 속을 썩였던 주가연계증권(ELS) 펀드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ELS의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주가지수가 상승세를 타면서 최근 1년 펀드 수익률이 20~30% 선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ELS 펀드의 호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H지수와 유로스톡스50지수가 지금 수준에만 머물러도 1년 뒤 17% 안팎의 수익을 낼 수 있다.
◆극적 반등에 성공
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삼성ELS인덱스’ 펀드는 지난 1년 동안(2016년 2월1일~지난달 31일) 25.14%의 수익을 냈다. 설정 이후 수익률이 -23.85%까지 떨어졌던 지난해 2월과는 상황이 정반대다.
‘한국투자ELS지수연계솔루션’ 펀드도 지난 1년 동안 30.26%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기초자산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H지수가 1년간 18.96% 오른 효과가 수익률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ELS 펀드는 2014년 처음 등장했다. 여러 ELS를 한꺼번에 편입하는 방법으로 손실 위험을 줄여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서로 아이디어를 먼저 냈다며 배타적 사용권(단독 사용권)을 신청했을 정도다.
이 상품은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지수 수준과 개별 ELS에서 나오는 이자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지수가 전혀 오르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은 연 7% 안팎이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초기 가입자들의 성과는 참담했다. 14,000선에 달하던 H지수가 작년 2월 7500선으로 떨어지면서 ELS 펀드의 수익률도 곤두박질쳤다. 당시 삼성ELS인덱스 펀드가 담은 ELS 13개 중 6개가 원금손실 구간(ELS 발행 시점보다 지수가 40% 이상 하락)에 진입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3년치 이자 한번에 받을 기회
ELS펀드는 지난해 9월까지 설정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기초지수가 올라오긴 했지만 ELS의 이자에서 나오는 수익이 전혀 없어 수익률 회복에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지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계약조건이 불리하게 바뀌거나 이자 지급이 미뤄진다.
상황이 바뀐 것은 H지수가 9500선 안팎에서 안정된 지난해 말부터다. 펀드가 편입한 ELS의 상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펀드 수익률이 기초지수 상승률을 넘어선 것. 이 시점부터 전문가들도 ELS 펀드를 다시 추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ELS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올린 배경이 H지수 상승이었다면 올해는 ELS 이자가 수익률을 든든하게 받쳐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ELS인덱스 펀드를 운용하는 이정준 삼성자산운용 시스템전략팀 매니저는 “향후 1년 반 안에 홍콩 H지수가 8821, 유로스톡스50이 2282 아래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펀드가 담고 있는 13개 ELS 모두 만기 상환이 가능하다”며 “3년 만기인 ELS를 편입한 뒤 2년 동안 거의 받지 못한 이자를 올해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 가입하더라도 H지수(지난달 31일 기준 9804.05)와 유로스톡스50지수(3230.68)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6개월 뒤 8.66%, 1년 뒤엔 16.97%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이 매니저의 설명이다.
문수현 NH투자증권 펀드담당 애널리스트도 “펀드 투자를 모색하는 사람들이라면 ELS의 이자 지급이 올해 한꺼번에 몰리는 ELS펀드의 특수한 구조를 활용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 ELS펀드
개별 ELS를 여러개 담은 뒤 이들의 일별 평가가격을 평균해 펀드로 만든 상품이다. 삼성ELS인덱스펀드는 홍콩H지수 및 유로스톡스50을 기초로 하는 ELS상품 13개를, 한국투자ELS지수연계솔루션펀드는 홍콩H지수와 유로스톡스50, 코스피200 중 2개 지수를 각각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상품 20개를 편입하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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