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직' 미국 대법관에 고서치 지명…오바마케어 반대한 '40대 보수'

입력 2017-02-0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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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가장 젊은 49세
연방대법원, 보수성향 짙어져

민주 '필리버스터' 땐 인준 난항



[ 강동균 기자 ] 보수 성향인 닐 고서치 미국 콜로라도주(州) 연방항소법원 판사(49·사진 왼쪽)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방대법관 후보로 낙점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2월 사망한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 후임으로 고서치 판사를 공식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TV로 생중계된 발표에서 “고서치 판사는 뛰어난 법적 능력과 훌륭한 정신으로 초당적 지지를 얻을 것”이라며 “상원이 그를 인준하자마자 대단한 법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40대인 고서치 판사는 지난 25년간 지명된 대법관 중 가장 젊다. 미국 연방대법관은 종신직이다. 그는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 로스쿨을 거쳐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임명됐다. 헌법 원전주의를 강조하는 보수 성향 판사다.

또 법규를 있는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원문주의자(textualist)이기도 하다. 낙태 문제에도 부정적이며 ‘오바마케어(전 국민 건강보험 개혁법)’에 피임약이 들어가는 것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전임자인 스캘리아 대법관을 이을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고서치 역시 ‘보수의 거두’로 불린 스캘리아 대법관을 자신의 롤모델로 꼽았다. 그는 지명 발표 후 “‘법의 사자(lion)’인 스캘리아 전 대법관을 계승하게 돼 영광”이라며 “인준되면 미국의 법률과 헌법에 충성하겠다”고 말했다.

고서치 내정자가 상원 인준을 받으면 스캘리아 대법관 사망 이후 1년 이상 여덟 명으로 운영되던 연방대법원은 정상화된다. 또 보수 네 명 대 진보 네 명으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던 구도가 보수 우위로 기울 가능성이 커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온건 중도 성향인 메릭 갈랜드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장을 스캘리아 대법관 후임으로 지명했지만 공화당이 인준 청문회 자체를 열지 않아 인준이 무산됐었다.

연방대법관은 공식 임명 전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한다. 100표 중 60표를 얻어야 하는데, 현재 공화당은 52석을 차지하고 있어 민주당이 반대하면 인준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를 통해 인준 표결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 AP통신은 “수십년간 대법원의 이념 지형을 결정할 대법관 지명을 둘러싸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전망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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