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야당 대선주자들은 ‘반기문 표심 잡기’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불출마 선언과 관련해 “그동안 보여주신 행보에 비춰보면 뜻밖이란 생각이 든다. 좋은 경쟁을 기대했는데 안타깝다”고 밝혔다.
고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갑작스러운 대선불출마 선언은 뜻밖이다"라며 "본인에게도 3주의 짧은 정치경험이 실망스럽겠지만, 국민들에게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반기문 총장의 결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처음부터 우리 국민은 반기문 전 총장이 귀국해서 우리 사회의 존경받는 원로로 남아주기를 바랐다.그러나 본인이 스스로 대선후보로서 검증을 자처했다. 그 과정이 혹독함은 국가지도자에게 요구되는 무거운 책임에 따른 것이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반기문 전 총장은 정치 교체를 주창했지만, 민심은 적폐 청산과 정권 교체에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문재인 대세론을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문재인 대세론'이 깨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 아침' 인터뷰에서 그동안 반 전 총장에 맞서기 위해 야권 지지자가 문재인 전 대표에 몰렸던 것이라며, 강력한 상대가 없어진 만큼 다른 후보들을 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2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불출마 선언에 따른 표심이 "안철수 전 대표를 지지하는 등 국민의당으로 몰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반 전 총장 불출마 선언 뒤) 안철수 전 대표와 황교안 총리, 안희정 지사, 유승민 의원의 지지율은 상승했지만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은 오히려 6% 정도 빠졌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만약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헌재에서 발표되면 문재인 후보의 지지도는 굉장히 하락할 것"이라며 "결국 국민의당으로 표심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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