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박근혜 정부 공동책임론 '약점'
안희정, 인지도 낮고 당내 기반 취약
[ 홍영식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대선판을 흔드는 ‘킹핀(핵심)’으로 떠오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안희정 충남지사가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 이들이 반기문 지지세를 흡수하면서 급부상했지만 ‘대권’을 거머쥐기 위해선 수많은 난관을 헤쳐나가며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보수를 대변할 뚜렷한 여권 후보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황 대행에겐 절호의 기회다. 황 대행 띄우기의 결정적 바탕은 지지율 급상승이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도 않았고, 관련 행보를 하는 것도 아닌데 지지율 10%를 넘긴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 경험이 대통령으로서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황 대행이 권한대행 역할을 비교적 안정감 있게 하고 있어 보수층에 확장력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황 대행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공세에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총리와 법무부 장관을 지내면서 두 차례의 인사청문회를 통해 도덕성을 검증받았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난관도 적지 않다. 황 대행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선거를 관리할 임무를 맡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직접 선수로 뛰어드는 데 대한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공동 책임론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출마 땐 기댈 수밖에 없는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바닥을 기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안 지사의 강점으론 안정성과 현실주의가 꼽힌다. 안 지사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문 전 대표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을 차기 정부로 미루자는 데 대해 반대하며 “한·미 간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군복무 단축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또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과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전략을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주장과 문 전 대표의 ‘재벌개혁’ 방안도 비판했다.
그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젊은 시절 화염병과 짱돌을 들고 많이 싸워봤고, 정당인으로서 비타협적 투쟁도 무수히 해봤다. 그러나 투쟁으로 풀리지 않는 현실을 목격했다”며 “평범한 이웃의 얼굴을 한 정치, 신뢰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가들과 새 시대를 동업하고 싶다”고 하는 등 야권 주자들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중도층 마음을 잡는 한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유연한 사고와 행정경험, 젊은 피 등은 강점이지만 문 전 대표에 비해 취약한 당내 기반과 낮은 인지도 등은 약점으로 꼽힌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완전국민경선제와 결선투표제 도입 등으로 경선에서 문재인 대세론을 장담하기엔 이르고, 안 지사에게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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