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손실 책임지고 회장 사퇴
[ 김동욱 기자 ] 해외 원자력발전소 건설에서 큰 손실을 본 일본 도시바가 원전사업 비중을 빠르게 줄일 방침이다. 원전 자회사인 미국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뿐 아니라 원전건설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일 도시바가 오는 14일 발표할 원전손실 재발 방지책에 웨스팅하우스 보유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방안을 포함시킬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도시바는 웨스팅하우스 지분 87%를 보유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에서 또다시 손실이 발생할 경우 부담을 덜기 위해 지분 보유비율을 50%대 초반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지분 매각이 곧바로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11년 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 이후 안전규제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원전건설 시장은 위축됐다. 아사히신문은 도시바에 거액의 손실을 안긴 웨스팅하우스 지분 매수자가 나타날지 불투명하다고 관측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시바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도시바가 10년 이상 공들인 원전사업에서 철수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시가 시게노리 도시바 회장과 대니 로드릭 웨스팅하우스 대표가 대규모 손실에 책임을 지고 퇴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시바는 2006년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하며 원전 건설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존 원자로보다 수월할 것으로 기대했던 ‘AP1000 원자로’ 해외 사업의 공사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대규모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도시바의 원전사업 손실규모는 최대 7000억엔(약 7조12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일본 IHI도 보유 중인 웨스팅하우스 지분 3%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원자로 압력용기를 제조하는 IHI는 2006년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를 결정할 때 도시바에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매도청구권) 계약을 맺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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