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전기차 보급 늘린다는데…차보험은 엇박자

입력 2017-02-0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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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자동차의 쏘울 EV를 타는 김상백 씨(35·가명)는 보험료 견적서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일반 자동차 운전자보다 20% 가량 비싼 보험료를 내야 했기 때문이다. 저렴한 유지비와 환경을 생각해 전기차를 구매한 김씨는 보급을 확대한다는 정부 정책에 속았다는 기분까지 들었다.

너무 비싼 보험료에 전기차 운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보험업계가 전용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이 마저도 일반 자동차보다 비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는 일반 자동차보다 보험료가 20% 가량 비싸다. 쏘울 EV를 타는 김씨가 A사의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경우 내야 하는 연간 보험료는 약 63만원이다. 대인과 대물, 자차(자기차량손해) 등과 운전자 범위를 부부로 설정한 기준이다.

하지만 같은 조건에서 휘발류 자동차 운전자의 보험료는 50만원 정도다. 전기차와 비교하면 24% 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최근 출시된 전기차 전용보험 상품을 선택하더라도 20% 이상 비싼 61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보헙업계는 차량가격이 비싸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쏘울 EV 가격은 4140만원으로 휘발유차 기본 가격(1725만원)의 두 배가 넘는다. 이에 자차 비용이 오르면서 보험료 인상까지 이어진다는 것. 또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에는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이 있지만 보험료는 해당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이는 전기차 차량가액 자체가 일반 자동차보다 높기 때문"이라며 "사고시 배터리 등 고급 부품에 대한 비중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보호를 위한 장치가 잘 돼 있어 일반 자동차보다 위험도가 높지 않다는 의견이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는 배터리를 둘러싼 다양한 안전 장치가 탑재돼 있다"며 "사고에 따른 위험이 특별히 높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비싼 전기차 보험료는 보급을 확대하는 정부 정책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최근 환경부가 연내 급속충전기 1만여대를 추가 공급하기로 하는 등 보급 확대에 속도를 내는 것과도 엇박자를 낸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전기차 보험료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했고, 보험개발원과 충돌 실험 등 연구를 통한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하는 중"이라며 "다만 저렴한 방안을 세우기 위해 시간이 다소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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