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미국 투자 압박] 미국 가전공장 추진에 트럼프 "생큐, 삼성"…현대차·LG도 고심

입력 2017-02-03 17:30   수정 2017-02-04 07:00

커지는 미국 투자 압박

공장 신설 보도에 트윗…긍정도 부정도 못해
저울질 하던 공장 신설 확정…위치 등 미지수
"멕시코보다 임금 8배 높아 지속 가능할지…"



[ 뉴욕=이심기 / 김현석 기자 ]
“생큐, 삼성.”

삼성전자는 3일 새벽부터 바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삼성이 미국에 가전공장을 지을 것’이라는 보도를 보고 고맙다는 트윗을 날려서다. 미국 공장 신설을 신중히 검토해온 삼성은 “확정된 게 없다”면서도 트럼프의 트윗에 부인도, 긍정도 못하는 난감한 처지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대한 투자, 일자리 창출 등을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국내 기업들이 큰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미국 사업 비중이 큰 현대·기아자동차, LG전자 등도 투자 확대 등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멕시코 등에 비해 인건비가 6~8배 비싼 미국에 공장을 지을 경우 지속 가능할지 의문도 커지고 있다.

◆삼성, 미국 가전공장 신설 확정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새벽(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고마워요 삼성! 당신과 함께하고 싶다(Thank you, @samsung! We would love to have you!)’라고 썼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공장을 지을 수 있다는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Axios)를 보고 트윗한 것이다. 이 매체는 전날 로이터가 쓴 기사를 전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로이터의 취재에 ‘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나 결정된 게 없다’고 답했는데, 기사가 떴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까지 날렸다”고 난감해했다.

트럼프는 작년 12월 구글 애플 등 정보기술(IT) 기업의 수장을 불러 연 테크서밋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초청하는 등 삼성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미주 매출 비중이 32%(2016년 기준)에 달하는 삼성전자는 미국 내 가전공장 설립을 사실상 결정하고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에 파는 TV는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냉장고 등 가전은 멕시코 게레타로에서 생산해 트럼프 정부가 국경조정세를 매긴다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삼성 관계자는 “공장 건설 시점, 부지 선정 등 아직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며 “노스캐롤라이나, 앨라배마 등 남부 지역이 유력하지만 중부 러스트벨트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인건비와 제조 여건, 물류비 등을 감안할 때 미국 남부가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주정부에서 투자 인센티브를 받아내 원가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텍사스 오스틴의 반도체 공장에 올 상반기까지 1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고, 지난해 인수한 빌트인 가전업체 데이코의 로스앤젤레스(LA) 공장 증설도 추진 중이다.

◆LG전자, 뉴저지 사옥 착공

미국 투자 확대는 삼성만의 고민이 아니다. 현대·기아차는 향후 5년간 미국에 31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지난달 17일 발표했다. 지난 5년간 미국에 투자한 규모보다 10억달러가량 많은 액수다.

하지만 여기엔 연구개발(R&D)과 기존 생산시설 개선 투자만 포함돼 있을 뿐 신규 공장 건립은 빠져 있다. 현재 이 회사는 연간 미국 판매량 140만대 중 절반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연산 37만대 규모)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연산 34만대)에서 생산해서 팔고, 절반은 국내에서 수출하고 있다.

미국 시장 수요에 따라 공장 신설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아차는 또 작년 9월 멕시코에 신규 공장을 완공해 새 공장을 짓기 어렵다. 미국 시장은 장기적으로 볼 때 수요가 늘어나는 곳이 아니라는 점도 고민거리다.

LG전자도 가전공장 신설을 추진 중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초 “수입해 판매하는 사람은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넋 놓고 있을 수 없다”며 “올 상반기 미국 내 생산공장 건설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 후보지로는 테네시주 등 한두 곳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또 미주 사옥을 뉴저지주 잉글우드클리프스에 짓기로 하고 오는 7일 착공식을 한다. 2019년 완공하는 새 사옥은 1만㎡ 부지에 북관(5층), 남관(3층), 아트리움(3층) 등 세 동의 빌딩으로 지어지며 1000명 이상이 일하게 된다.

뉴욕=이심기 특파원/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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