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트럼프 입'만 쳐다보는 증시…주도주를 찾아서

입력 2017-02-06 10:46  

[ 김은지 기자 ]
'트럼프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제출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세계 증시가 출렁거리고 있다. 정보기술(IT)과 금융 대표주(株)가 당분간 국내 증시를 이끌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6일(현지시각) 트럼프 정부는 의회에 2018년도 예산안을 제출한다. 예산안을 통해 트럼프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이 드러나면서 미국의 정치·경제 갈등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임혜윤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산안 제출은 구체화되지 않고 있던 인프라 투자정책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며 "재정 규모 및 실현 가능성에 따라 미국 내 정치권 갈등이 부각될 것이다"고 말했다. 단 정권교체와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의 늦은 인준 등을 감안하면 예산안 제출이 이달 말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외국인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임 연구원은 "세계 경기 개선과 국내 기업 실적 기대감이 유지되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이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달러 강세 둔화와 함께 재차 반등하고 있는 달러에 대한 원화 캐리 트레이드 지수, 2015년 상반기 수준을 향해가고 있는 엔화와 유로화에 대한 지수도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나라에서 빌린 돈을 금리가 높은 나라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해 차익을 노리는 투자전략이다.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업종은 여전히 IT로 꼽히고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계 IT하드웨어 기업의 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이익 후행성이 있는 자본지출 수치도 재차 늘고 있다"며 "IT 하드웨어가 세계 증시를 주도한다는 점은 여전히 변함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국내 IT 하드웨어 업종 간의 영업이익 추이가 유사하다"며 "국내 증시에서도 IT하드웨어를 중심으로 한 이익성장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증가가 다른 IT 하드웨어 기업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낙수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정부의 규제 완화로 금융업 역시 주도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금융 규제 법안인 도드-프랭크법 재검토 행정 명령을 내렸다. 도드-프랭크법은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금융회사의 위험자산 투자 규제, 감시 및 감독을 강화를 골자한 법이다. 2010년 7월 발효됐다.

도드-프랭크법 재검토로 규제가 완화되면 금융사의 영업 및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이 소식에 미국 증시에서도 금융주와 은행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금융회사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했던 저금리와 규제, 두 요소가 이제 우호적으로 변했다"며 "금융업과 함께 금융주와 주가 동행성이 높은 산업재 업종 역시 수혜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정부가 월가 출신 인사들을 대거 기용하는 등 금융업종의 규제 완화에 대한 예상이 점차 현실화 되가고 있다"며 "트럼프 당선 이후 상승한 금융업종의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조언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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