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국토부 등 '세일즈 외교'
막판까지 프랑스 알스톰과 경쟁하자
이집트 "물량 절반씩 나눠 선정"
[ 안대규 기자 ] 현대로템이 아프리카시장에 진출한 이래 최대인 4330억원 규모의 철도 사업을 수주했다. 정부 각 부처 장관의 ‘세일즈외교’가 막판 수주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대로템은 이집트 교통부 산하 기관인 터널청에서 발주한 카이로 3호선 전동차 256량(사진) 납품 및 유지보수 사업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6일 발표했다. 계약금액은 약 4330억원으로 현대로템이 2012년 수주한 카이로 1호선 전동차 사업(약 3763억원) 규모를 넘어섰다.
총 입찰 규모가 512량인 카이로 3호선 전동차량 사업의 나머지 절반은 프랑스 알스톰이 맡았다. 현대로템과 알스톰 간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자 발주사 측이 두 곳을 모두 낙찰자로 선정해 분리발주를 한 것이다. 세계 최대 철도차량 제작사인 중국 중궈중처(CRRC)는 입찰에서 탈락했다. 이번 수주로 현대로템은 1조원 규모인 카이로 5호선 사업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현대로템이 공급할 전동차 256량은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동쪽과 서쪽을 연결하는 아타바~카이로 국제공항 구간(총연장 45.5㎞)에서 운행될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2018년 첫 편성 납품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모든 차량을 납품할 예정이다.
현대로템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는 데에는 여러 부처 장관의 도움이 컸다. 기획재정부와 수출입은행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현대로템에 수출자금을 지원해 입찰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게 도왔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정부합동대표단을 이끌고 카이로를 방문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면담해 카이로 3호선 사업에 국내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해 5월 엘시시 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카이로 3호선 사업을 한국 기업이 수주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현대로템은 이번 사업 수주에서 협력관계에 있는 80여개 국내 중소·중견기업을 참여시켜 동반 해외 진출효과를 내기로 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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