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계 PEF 어피너티가 정태영에 베팅한 이유

입력 2017-02-06 18:47  

IT접목한 마케팅 전략 '신뢰'
오너 일가 직접경영에 '안심'



[ 좌동욱 기자 ] “현대카드 투자는 최고경영자(CEO)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사진)을 믿고 한 것입니다.”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 측이 내놓은 현대카드 투자의 주요 이유다. AEP 컨소시엄은 지난달 말 제너럴일렉트릭(GE)이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 43% 중 23.99%를 3766억원에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나머지 현대카드 지분 19.01%는 현대자동차 계열 상용차 전문캐피털 업체인 현대커머셜이 2981억원에 인수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정보기술(IT) 발달로 미래 전망이 다소 불투명하게 된 카드산업에 PEF가 뛰어든 것을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향후 시중금리 인상으로 인한 조달비용 상승이나 정치권의 카드수수료 인하 압박 등도 리스크 요인이다.

AEP가 정 부회장을 높게 평가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다. 우선 현대카드를 IT와 빅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회사로 바꾸려는 정 부회장의 경영전략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신용카드 회사가 보유한 개인별 구매정보가 다른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이미 활용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가 활발하게 추진하는 음악, 여행, e-커머스 사업은 신용카드 이용자들을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핵심 콘텐츠다. IB 관계자는 “동영상 스트리밍업체인 미국 넷플릭스가 영화와 드라마 제작을 통해 충성 고객을 유지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현대카드가 국내 카드업체 중 유일하게 대주주 일가가 직접 경영하는 회사인 점도 크게 작용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 대표이사를 2003년부터 14년째 맡고 있다. 경쟁사 대표들이 1~3년 단위로 바뀌는 것과 대조적이다. 향후 카드산업의 미래가 바뀔 경우 장기적 안목으로 혁신을 지속하는 기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재무팀 출신인 박영택 AEP 공동회장은 삼성전자 재직 시절부터 정 부회장과 알고 지낸 사이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AEP는 투자 초기 단계에서 현대커머셜을 현대카드 지분 투자자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 현대커머셜은 정 부회장과 정 부회장의 부인이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차녀인 정명이 고문이 지분 50%를 보유한 회사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계기로 현대카드의 경영전략에도 일부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AEP 컨소시엄은 2명의 사외이사를 현대카드 이사회 이사진(총 9명)으로 선임할 수 있다. IB업계는 앞으로 카드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로 국내 신용카드 업계가 재편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대카드가 인수합병(M&A)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용 절감 부문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PEF가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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