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 이동 불가능" 10% 넘어
10명 중 7명 "취업 기회 불공정"
[ 김주완 기자 ] 개인의 노력으로 계층 간 이동이 가능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대폭 줄었다. 국민 10명 중 7명은 취업 기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행정연구원이 내놓은 ‘2016년 사회통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성인 남녀 8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4%가 ‘내 자녀가 스스로 노력할 경우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2013년(70.3%)에 비해 13.9%포인트 하락했다. 그만큼 ‘계층 이동 사다리’가 무너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전혀 가능하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지난해 10.1%로 3년 전(4.2%)보다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금수저, 흙수저 등 수저계급론이 팽배해졌고 중산층이 위축되면서 한국 사회를 갇힌 세계로 생각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응답자 자신의 지위 상승에 대해서는 절반을 밑도는 48.5%만 ‘노력으로 가능하다’고 답했다. 역시 2013년(61.0%)보다 떨어진 수치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45.2%로 가장 낮았고, 그 다음은 40대(46.3%)였다.
‘취업 기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지난 3년간 61.7%에서 68.0%로 올라갔다. 연령과 소득에 상관없이 모든 계층에서 ‘공정하지 않다’는 대답이 60%를 웃돌았다.
사회 갈등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23.1%가 ‘이해 당사자들의 이익 추구’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3년 전에는 ‘빈부격차’(28.2%)를 사회 갈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3년간 증가 폭이 가장 컸던 요인은 ‘권력 집중’으로 응답률이 9.3%에서 15.1%로 높아졌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이 터지면서 권력 집중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저소득층 복지를 위해 세금을 더 내겠다는 사람들은 2013년 39.6%에서 지난해 47.3%로 증가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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