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에 따르면 교수 창업에 필요한 정보통신 시설이나 연구실 기자재 이용 등을 적극 지원하는 대학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반면 ‘시설이용비’ ‘재정기여금’ 등의 명목으로 창업료를 징수하는 대학은 줄을 섰다. 주식의 3%를 산학협력단에 무상 증여한다거나 주식의 5%에 상응하는 기술료를 납부한다고 규정한 대학도 적지 않았다. 대학이 창업 인프라 확충에는 관심이 없고 수익을 챙기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
물론 여기에는 창업과 관련한 정부의 무분별한 돈 퍼붓기도 하나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차피 눈 먼 돈이니 서로 나눠먹자는 도덕적 해이가 그런 것이다. 정부 창업지원 예산은 다 쓰지도 못할 만큼 넘친다는 판국이다. 어느 경우든 대학 창업 환경이 비정상인 것만은 틀림없다. 이러다 보니 한국의 대학 창업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들을 수밖에 없다. 2004년에 39%에 달할 정도로 높았던 국내 벤처기업 중 교수·연구원 창업 비율도 지금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저조한 교수 창업은 학생 창업에도 부정적이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서울대 KAIST 출신의 창업기업 수, 연매출 등은 미국의 스탠퍼드대 MIT와는 비교조차 어렵다. 창업 대학으로 발전해 가려면 잘못된 창업 환경부터 즉각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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