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폴로지'의 주역 길원옥, 차오, 아델라 할머니의 가슴 뭉클한 스토리가 공개됐다.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로 납치되고 강제로 끌려간 약 20만 명이 넘는 ‘위안부’ 중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 중국의 차오 할머니, 필리핀의 아델라 할머니의 인생 여정을 그렸다.
◆ 한국 - 긍정적인 에너지 가득한 흥부자 길원옥 할머니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는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며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하다. ‘위안부’ 피해자에서 이제는 멋진 인권 운동가가 되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나비의 눈물'이란 가제로 시네필상을 수상했던 '어폴로지'의 초청으로 영화제 참가자 중 최고령 할머니로 손꼽히기도 하는 등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 길원옥 할머니는 중국에서 남북 여성단체가 주최한 위안부 정의 실현 회의에 참석해 고향인 평양을 그리워하며 연설했던 장면은 영화 속 명장면으로,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힌다.
◆ 중국 - 담담히 지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평온한 차오 할머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한 분인 중국의 ‘차오’ 할머니는 여섯 자매 중 한 명으로 태어나 일본군에게 끌려갔을 때의 기억을 생생하면서도 담담히 증언하고 있다.
위안소에서 일본군 아이를 가졌던 그녀는 낳자마자 아이를 버려야만 했던, 충격적이면서도 가슴 아픈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더는 임신을 할 수 없게 된 차오 할머니에게는 입양한 딸이 하나 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딸에게 조차 자신의 과거를 함구했던 사실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특히나 “아버지는 날 구하려다 일본군에게 두들겨 맞았어. 결국 아버지도 체념했지. 아니면 총살당했을 테니까.” 라며 부모님과 생이별을 해야만 했던 슬픈 기억을 되새기기도 했다.
◆ 필리핀 - 눈물 많고 수줍음 많은 소녀 아델라 할머니
눈물 많고 수줍음 많은, 소녀 같은 필리핀의 ‘아델라’ 할머니 역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한 명이다.
해방이 되고 나서 그녀는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고, 슬하에 든든한 아들과 귀여운 손주를 두었다.
남편과 사별을 한 지금, 아델라 할머니의 가장 큰 후회는 남편에게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 하지 못 했다는 것이다.
그는 “아마 털어놨다면 싸우거나 헤어졌거나 가족을 지키지 못했을 거야” 라며 ‘위안부’ 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제는 가족에게 모든 걸 고백하겠노라 다짐하는 아델라 할머니의 굳은 의지가 인상적이다.
이처럼 역사가 ‘위안부’라 낙인 찍는다 해도, 우리에겐 모두 다 똑같은 ‘할머니’ 그 자체이다.
'어폴로지'는 과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 중국의 차오 할머니, 필리핀의 아델라 할머니의 삶을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진정성을 담아 촬영한 다큐멘터리로 오는 3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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