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나쁜 버릇 어떻게 고칠까…교육학자가 알려주는 '프로 학부모' 되기

입력 2017-02-08 18:24  


‘맹모(孟母·맹자의 어머니)’보다 ‘맹모(盲母·눈먼 어머니)’가 많은 게 한국 현실이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아이를 최대한 자유롭고 행복하게 키우겠다’고 한 맹세는 까맣게 잊는다. 대신 뭐라도 시켜야 한다는 옆집 아줌마의 부추김과 학원의 감언이설에 빠져든다. 아이의 마음 상태, 적성, 꿈, 흥미, 관심 등은 물론이고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기본적인 교육 방법론 같은 건 전혀 모르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안달, 재촉, 꾸지람 등으로 아이를 채찍질하다보니 엄마와 아이 모두 불행해진다.

최재정 차의과대 의학교육학과 교수는 <엄마도 학부모는 처음이야>(길벗)에서 “우리나라 학부모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착각에서 벗어나 교육학적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CBS 라디오 방송 ‘손숙, 한대수의 행복한 나라로’에서 ‘행복상담소’ 코너를 맡아 학부모들의 고민 상담을 해오고 있다. 그동안 상담하면서 느낀 한국 학부모의 공통적인 잘못과 이를 바로잡는 방법을 책에서 소개했다. 최 교수는 “부모가 중심 없이 흔들리면 아이는 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학부모가 공부를 통해 프로 학부모로 거듭나야 아이도 알차게 여물어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책 1부에서 학부모 교육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지, 왜 학부모 교육이 필요한지를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상식’으로 알려진 아이 양육·교육 방법들은 근거가 약하고 잘못된 게 많다. 저자는 이를 지적하고 바로잡음으로써 부모가 걱정을 떨치고 소신 있는 양육을 하도록 돕는다. 예컨대 부모는 아이의 잘못된 행동이 반복될 때 이를 계속 지적하면 잘못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교육적 행동이 아니라 그냥 잔소리일 뿐이다. 그보다는 짧고 강하게 말하면서 학부모 자신이 아이가 본받을 수 있을 만한 모범을 보여주는 게 좋다.

1부가 프로 학부모를 위한 밑바닥 다지기였다면 2부는 실전 연습이다. 인성, 학습, 동기부여 등과 관련된 교육 이론과 실천 방안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살펴본다. 저자는 부모와 학교가 내준 숙제를 곧잘 하지만 성적이 계속 떨어지는 한 아이의 사례를 들려준다. 이 아이는 ‘남의 말을 잘 들으면 착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박관념처럼 돼 버린 ‘착한 아이 증후군’을 갖고 있다. 자세히 보면 이 아이는 학교 숙제를 기계적으로 할 뿐 내용을 기억하는데는 관심이 없다. 이런 아이에게는 아주 작은 행동이라도 의미 있는 것을 진실되게 실행에 옮기도록 유도하는 교육법이 필요하다.

저자는 “가정교육은 결코 부모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며 “학부모 스스로가 먼저 부족함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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