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롤', 눈과 귀가 즐거운 MTV식 뮤지컬 애니메이션

입력 2017-02-09 14:50   수정 2017-02-10 00:37


'사랑스러운 가상 트롤 군단의 MTV식 할리우드 뮤지컬'

드림웍스의 첫 번째 뮤지컬 애니메이션 '트롤'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슈렉', '쿵푸팬더' 시리즈를 제작한 드림웍스는 과거 '마다가스카' 시리즈에서 살짝 선보였던 화려한 솜씨로 인형 '트롤'을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요정으로 재탄생시켰다.

'트롤'을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한 괴물과 연결짓는 것은 금물이다. 위로 솟아오른 머리카락의 자그마한 인형을 완구점이나 잡화점에서 한번쯤 접한 적 있을 터이다. 드림웍스는 북유럽 신화 속 거인 트롤에서 비롯된 이 트롤 인형에서 캐릭터를 차용,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항상 긍정적인 트롤 공주 '파피'(안나 켄드릭 분)와 투덜이 친구 '브랜치'(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잡혀간 트롤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버겐 왕국으로 모험을 떠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음악감독을 맡아 세대를 아우르는 히트 팝송을 주축으로 100분 내내 화려한 플레이리스트를 선보인다. 히트곡 가사와 이야기가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가 크다.

사이먼 앤 가펑클의 'The Sound Of Silence', 라이오넬 리치의 'Hello', 신디 로퍼의 'True Colors', 도나 서머의 'I feel Love' 등 익숙한 명곡이 이어지는 만큼 어른들이 더 즐겁다.

드림웍스의 신기술로 구현한 폭신폭신한 질감의 가지각색 트롤들은 다양한 개성을 자랑한다. 이들이 뮤직비디오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카메라 워킹 속 춤추는 모습을 보면 절로 어깨가 들썩인다.

고전 동화 비틀기에 일가견이 있는 드림웍스의 솜씨와 재치는 여전하다. 동화 신데렐라를 곁들여 '행복은 내 마음 속에 있다'는 주제를 권선징악 이야기에 잘 버무려냈다.

어린이들도, 함께 영화관을 찾은 부모들도, 무거운 영화를 피하고 싶은 연인도 충분히 즐거울 영화다.

주제곡인 'Can't Stop the Feeling!'은 'Let It Go'('겨울왕국 주제곡) 만큼의 중독성은 없지만 지난해 5월 공개와 동시에 빌보드 핫 10차트 1위에 오른 만큼 매력적이다. 저스틴 팀버레이크에게 제20회 필름어워드에서 음악상을 안겼고, 제74회 골든글로브 주제가상 및 제59회 그래미상 올해의 영화음악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한국어 더빙 주연을 맡은 가수 및 배우 박형식과 모델 및 배우 이성경의 호흡도 양호하다. 2월16일 개봉.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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