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자진 출석 최순실, 묵비권 행사하며 "질문에만 관심"

입력 2017-02-09 15:37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61)씨가 9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환에 순순히 응했으나 여전히 묵비권을 행사하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 씨 측은 특검 수사팀의 질문에는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검이 추진 중인 박 대통령 대면 조사를 위한 '탐색작업'을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최씨의 진술 태도에 관한 질문에 "최순실의 경우 자진 출석한다고 해 특검에서 상당히 기대했지만, 확인해본 결과 여전히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특검이 질문하는 내용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특검 수사팀은 이날 최 씨를 상대로 주로 뇌물수수 혐의에 관해 조사 중이며 최 씨는 변호인 입회하에 조사를 받고 있다고 이 특검보는 설명했다.

특검은 최 씨가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고 박 대통령과 공모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최 씨 측이 뇌물수수 혐의에 관한 조사에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질문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를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판단이다.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에서 나올 '예상 질문'이 무엇인지 파악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앞서 최 씨는 이날 오전 9시50분께 호송차를 타고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말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 소환에 응하지 않다가 태도를 바꿔 특검에 자진 출석한 것이다.

최 씨의 특검 출석은 이달 2일 체포영장 집행으로 강제소환돼 조사를 받은 지 일주일 만이다.

최 씨 측은 그동안 "특검이 강압수사를 벌인다"며 출석을 거부하다 지난 7일 특검의 소환에 응하겠다고 돌연 입장을 바꿨다.

앞서 특검은 최 씨의 출석 거부가 이어지자 체포영장을 두 차례 발부받고 강제로 사무실로 데려와 딸 정유라 씨(21) 이화여대 입시 비리와 관련한 업무방해 혐의와 미얀마 케이타운 사업과 관련한 알선수재 혐의를 조사한 바 있다.

박 대통령 측은 애초 이날 청와대 경내에서 대면조사를 받기로 특검과 잠정 합의했다. 그러나 특검이 조사 일정을 유출했다고 주장하며 일정 재조율을 통보했다.

앞서 이규철 특검보는 8일 브리핑에서 "최순실 소환은 박 대통령 대면조사와는 상관없이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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