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현우 기자 ]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사진)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상의 방법은 ‘기업에 좋은 것이 국가에 좋고, 국가에 좋은 것이 기업에 좋다’는 조건을 동시 만족시키는 ‘기업가형 국가’ 실현”이라고 제시했다.
김 회장은 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최한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기조 강연자로 나서 “미래는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기업이 주체적으로 헤쳐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기업가형 국가는 기업이 성장, 고용, 복지, 분배 등 경제 과제 해결의 주체가 되며 정부는 정책과 제도로 생산적·창의적 기업 활동을 뒷받침하는 국가”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특히 정부와 기업 간의 관계 정상화를 강조했다. 그는 “경제위기의 배경에는 시장원리에 역행하는 경제 주체들의 사고와 행태가 존재한다”며 “불균형, 교육 문제, 노사 문제 등 구조적 문제들은 과거의 성공 경험에 매몰돼 기업과 정부 역할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채 만들어진 각종 제도와 정책이 초래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내려온 몇십 년 된 ‘한국주식회사’의 신화, 정부와 기업이 똘똘 뭉쳐 경제를 끌고 간다는 뿌리 박힌 신화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소기업 정책은 보호와 지원에서 경쟁력 향상으로 이동해야 하며 대기업 정책은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두고 지배구조나 경영활동에 대해서는 자율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또 북한에 대한 올바른 시각 정립 등 국내외 환경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 경제위기 극복의 시발점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전쟁을 준비하고 각오할 때만 평화가 얻어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북한의 대남 전략의 실체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일부 정치인들이 피가 물보다 진하며 민족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하지만 북한은 우리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한은 경제가 무너지더라도 정권 유지를 위해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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