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소영이 10년이라는 긴 공백기를 깨고 변신에 나섰다. '엄마'의 자리를 내려놓고 배우로 돌아온 그녀가 복귀 이유부터 연기에 대한 생각까지 가감 없이 털어놨다.
고소영의 복귀작은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다. 2007년 SBS '푸른물고기' 이후 10년 만이다.
그는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육아와 집안일은 엄마가 모두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며 "둘째 아이까지 낳다 보니 복귀 시기가 늦어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10년 동안 쉬어서 우려가 되고 부담도 크지만 그런 생각만 하면 작품을 더 이상 못 할 것 같았다"며 "많이 지쳐있었는데 일을 하면서 내 생활의 활력소를 찾았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대중들이 바라보는 고소영은 화려하고 도도한 여배우다. 10년의 공백기 때문에 신비로운 이미지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실제 만난 고소영은 TV에서 보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마치 털털한 성격의 옆집 언니를 떠오르게 했다.
고소영은 "자주 보면 친숙해지는 심리가 있다. 그런데 나는 많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서 그런 이미지가 각인됐다"며 "그동안 섹시한 커리어 우먼 등 많은 작품이 들어왔지만 나의 진짜 성격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줌마 캐릭터를 선택했다"고 털어놨다.
'완벽한 아내'는 드센 아줌마로 세파에 찌들어 살아오던 한 주부가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잊었던 여성성을 회복하고, 희망과 사랑을 찾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극 중 고소영은 주부 심재복 역을 맡아 '대한민국 아줌마'를 대변한다. 아내와 엄마로서 쌓아온 주부 경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녹여내겠다는 각오다.
고소영은 "스스로 모든 것을 해나가는 씩씩한 여성이라는 점이 나와 비슷하다"며 "내 외모가 캐릭터와 안 어울린다고 하는데 그건 내가 풀어야 할 숙제다. 좀 더 진정성 있게 '심재복'을 이해하고 다가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엄청난 시청률이나 신드롬을 일으키는 것처럼 대단한 포부는 없다. 고소영의 바람은 단지 10년의 연륜을 시청자들이 알아주고 '심재복'이라는 아줌마의 고충에 공감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친근한 배우로 거듭날 예정이다.
고소영은 "자꾸 10년 만의 복귀라고 하니 부담스럽다"며 "어느 누구에게 이야기해도 떳떳할 정도로 내 포지션에서 10년간 열심히 했다. 앞으로 더 노력 할테니 잘 지켜봐주시고 많은 칭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고소영 주연의 '완벽한 아내'는 '화랑' 후속으로 오는 27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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