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350만②] 감독이 말하는 '신카이 마코토 영화'의 힘

입력 2017-02-10 14:40   수정 2017-02-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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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정민 기자 ] "저만의 (차별화된) 힘이요? 꾸준한 관객과의 대화가 제 영화에 특별한 힘을 주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사진)은 10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너의 이름은.' 관객 300만명 돌파 앙코르 기자회견에서 차별화된 콘텐츠의 비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성공 요인을 묻는 질문에 대해 "최근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A boy meets a girl'(소년 소녀의 사랑이야기)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없던 시기에 작품을 선보여 히트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겸손한 대답을 내놨지만 뚜렷한 작품 철학을 전했다.

신카이 감독은 애니메이션 작품 활동을 하면서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창작자로서 감정의 전달을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객의 영화 감상, 관객과의 대화는 나에게 영화를 만드는 힘을 준다"며 "영화를 본 관객의 감상은 결국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자기소개와도 같은 감상을 들으며 이런 사람들이 내 영화를 좋아한다면 어떤 작품을 만들어야 할지를 구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공한 창작자로서 다른 이들에게 해줄 말이 있는 지에 대해서는 관객과 사용자의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니메이션 제작이든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든, 관객과 사용자가 있어야 성립된다"며 "사용자가 소중히 생각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카이 감독은 "(상대방의 필요 뿐 아니라) 본인이 판단했을 때 관객과 사용자가 원할 것인 지 확신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사용자가 '내가 정말 원했던 것'이란 말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이상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공간이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이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주제와 수채화 같이 아름다운 영상 등 특유의 감성에 대해서는 갈무리했던 젊은 시절의 감정을 잊지 않기 위해 애쓴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어느날 갑자기 어른이 되는 게 아니라 어린이부터 점점 변해간다"며 "중·고등학교 시절 느낌을 되새기면서 각본을 쓰는데 그때의 감성에 현재 관객이 공감하는 것은 기쁜 일"이라고 설명했다.

본인의 영상미 등에 영향을 끼친 요인으로는 고향인 나가노현을 꼽았다.

그는 "빛과 관련해 가장 크게 영향받은 요인은 내가 자란 마을"이라며 "어릴적 하늘의 색이 변하는 것을 몇시간이고 바라봤고, 이같은 경험이 빛의 표현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신카이 감독은 1인 작업 단편 애니메이션 '별의 목소리'를 통해 이름을 알린 데 이어 '너의 이름은.'으로 대중성을 얻으며 한 단계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너의 이름은.'은 꿈 속에서 몸이 뒤바뀐 도시 소년 타키와 시골 소녀 미츠하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기적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올 하반기에는 더빙판을 국내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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