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문화 바꿔야 대세상승"
"박스권 뚫고 대세 상승…한국 증시 올해가 기회"
[ 장규호 기자 ]
‘주식 투자는 쪽박, 운, 그리고 사기다.’
한국 주식 투자자들의 속마음을 요약한 문장이다. 투기적일 뿐만 아니라 패배주의에도 짓눌려 있다. “이렇게 뿌리 깊은 불신을 없애지 않고는 한국 주식시장 도약을 기대할 수 없다”(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는 지적에 절로 수긍이 간다.
12일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제TV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주식투자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주식 투자라고 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고르라는 문항에 응답자(복수 응답)의 75.5%가 △쪽박(깡통) 43.1% △운 24.8% △사기 7.6% 등에 몰렸다. 응답률이 가장 높은 것은 중립적 성격인 ‘재테크’(67.1%)였다. 많은 사람이 주식 투자에 대해 ‘재테크와 쪽박’, 또는 ‘재테크와 운’을 복수로 응답했다는 얘기다.
또 주식 투자를 오래 한 사람일수록 ‘사기’라는 응답에 맞장구를 친 비율이 높았다. 1년 미만 투자자 가운데 2.3%가 ‘사기’라고 답한 데 비해 20년 이상 투자자는 19.2%가 그렇다고 했다.
주식 투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코스피지수가 장기 박스권(1850~2100)에 갇힌 최근 몇 년간 더 심해졌다는 분석이다. 수익은커녕 ‘원금 손실만 안 나면 다행’이라는 패배주의가 미세먼지처럼 여의도 증권가를 덮고 있다.
한국과 세계 각국 주가지수를 비교해 보면 이해가 안 되는 바도 아니다. 정확히 5년 전에 비해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두 배 이상 올라 20,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반면 한국 증시는 같은 기간 2005에서 2075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지수만이 아니다. 고객 수익보다는 중개수수료 수입만 챙기려는 증권사, 투자 위험은 나 몰라라 하는 증권사 창구 직원들, 시세 조종과 배임·횡령 사건이 끊이지 않는 코스닥시장에 개인투자자(개미)들은 지칠 대로 지쳐 있다. 거래시간 연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7조9000억원대로 전년(8조8000억원대)에 비해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제TV는 자본시장연구원과 공동으로 ‘이제 다시 주식이다’라는 특별 기획물을 연중 게재(편성)키로 했다.
마침 대내외 여건도 점차 호전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재정·금융 완화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신흥국 경제도 오랜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한국 상장사들의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오늘부터 시작하는 제1부 ‘시장 불신부터 걷어내자’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패배주의가 어디에서 왔는지, 무엇이 건강한 투자를 가로막고 있는지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해법을 제시한다. 이어 제2부 ‘투자전략 이렇게 짜라’를 통해 복잡다단해진 투자 환경에 걸맞은 학습법과 실전 전략을 상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제3부 ‘코스피 3000을 위한 조건’에서는 구조개혁과 4차 산업혁명 등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과 주가를 동시에 끌어올릴 방안을 모색한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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